화성-15형? 17형? 미국 미사일 전문가들도 의견 분분

한미 군당국, 화성-17형 아닌 15형 판단
미국 군사 전문가들도 분석 의견 엇갈려

북한이 지난 24일 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의 정체를 놓고 미국 군사 전문가들도 확신이 서지 않는 듯 한 모양새다. 한미 연합군이 발표한 대로 북한이 화성-15형을 쏘고 나서 마치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포장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북한 주장대로 신형인 화성-17형이라 평가하는 전문가도 없지 않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담당국장은 지난 2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공개한 발사 영상에서 나오는 일부 장면들이 지난 3월16일 실패로 끝난 북한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때의 장면"이라며 "영상에 나오는 그림자들을 볼 때 북한이 공개한 발사 영상 중 일부는 지난 3월16일 실패한 발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정황 증거상 북한은 3월24일 발사의 성격을 속인 것 같다"며 "북한은 지난 3월24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영상에는 지난 3월16일 실패한 화성-17형 발사 장면을 재사용해 마치 이날 화성-17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전문가인 이안 윌리엄스 연구원은 이 방송에 "북한이 3월24일 아마도 화성-15형 등 다른 미사일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17형이 성공적으로 날아간 것처럼 발표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이 화성-15형보다 진일보한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17년 11월에 발사한 화성-15형보다 훨씬 성능이 좋아졌다"며 "2017년에 발사된 화성-15형은 500㎏ 탄두를 탑재하면 약 8500㎞ 날아가 미국 서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는데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이보다 훨씬 멀리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전화 인터뷰에서 "우선 우리는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화성-17형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확률이 높은 추측"이라며 "일본과 한국이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궤적이 화성-15형보다는 화성-17형과 더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공개된 사진에서 미사일 하단부 분사구가 4개로 확인됐는데 4개 분사구의 작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처음(2월27일)과 두 번째(3월5일) 시험을 통해 분사구 작동을 시험했을 수 있다"며 "(3월16일) 실패한 미사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데 화성-17형일 것이라는 게 가능성이 높은 추정"이라고 말했다.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미사일 숫자로 보면 북한과 이란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이어 차상위(second-tier)급이다. 저는 북한을 이란보다는 더 위에 두겠다"며 "북한은 실제로 ICBM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들을 시험했고 현 시점에 더 다양한 미사일 종류를 갖고 있다. 전 세계 (미사일 전력) 4등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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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