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칠곡군의 동물화장장 설치 불허가 처분은 정당"

1심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칠곡군 처분 취소
2심 "학생들 학습권, 근로·거주 환경 저해 등 공익상 필요 있다"…원심판결 취소

 칠곡군의 동물화장장 설치 불허가 처분을 두고 원심과 고등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원심은 칠곡군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고등법원은 동물화장장 신청을 허가하는 경우 인근 공장 근로자와 마을 사람들의 근로 및 거주 환경 저해, 화재 위험, 대기오염 등 환경 피해는 물론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허가하지 않아야 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고등법원의 판단이다.

대구고법 제1행정부(수석판사 김태현) 원고 A씨가 피고 칠곡군수를 상대로 낸 '건축(신축) 불허가처분 취소청구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원고는 2020년 9월22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 지상 2층 규모로 건축면적 421.12㎡, 연면적 756㎡, 높이 13.45m의 묘지관련시설(동물화장시설) 1동을 신축하기 위해 건축허가신청을 했다.

칠곡군은 같은 해 10월 20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8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56조, 개발행위 운영지침에 따라 동물화장장으로 인해 해당 지역 및 그 주변 지역의 토지 이용실태 또는 토지 이용계획 등을 고려해 불허가했다.

원고는 피고 칠곡군이 사실을 오인한 것이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 일탈·남용을 이유로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시설의 건축을 허용하지 않아야 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시설이 주민들의 근로환경과 교통환경, 대기환경 등을 해칠 가능성이 있어 주변 환경을 저해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한 건축불허가처분을 취소했다.

고등법원은 동물화장장 신청지가 신리공단 내 다수 공장 사이에 위치한 점, 신청지 반경 300m 내에는 20여개 공장·제조업체가 밀집된 점, 2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며 공장이나 기숙사에 기거하는 근로자도 30여 명이나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설 설치로 근로환경,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과 환경적인 피해 또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신청을 허가하는 경우 인근 공장 근로자와 마을 사람들의 근로 및 거주 환경 저해, 화재 위험, 대기오염 등 환경 피해는 물론,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를 허가하지 않아야 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계획법령의 규정, 환경권에 관한 규정 취지, 행정청의 재량판단에 대한 심사 법리 등에 비춰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그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했다거나, 피고의 재량권 행사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9일 항소심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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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