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SRF 저지 공동대책위 30일 집회 열고 '강력투쟁' 예고
나주시 "행정소송 진행 중 일방적 가동은 시민 무시행위"
난방공사 "장기간 미 가동에 따른 적자 누적, 가동 불가피“
발전소 가동 유일한 판단 기준 '법원 판결뿐'…협상 테이블 실종
전남 '나주혁신도시 SRF(가연성 생활폐기물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재개로 지역민을 비롯해 혁신도시이전기관 노동조합협의회(광전노협)의 반발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도 행정소송 중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시민 의견을 무시한 채 발전소를 일방적으로 가동했다는 점에서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는 등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30일 오전 나주혁신도시 빛가람호수공원에서 '나주 SRF사용저지 공동대책위' 주최로 열린 '나주시민 총궐기' 집회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광전노협은 향후 강력한 투쟁을 예고해 발전소 가동 갈등은 다시 장가화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날 집회에서 나주 SRF 공동대책위는 '쓰레기 발생지 처리원칙에 의한 정부 주도의 공공처리시설 설치'를 골자로 한 정부의 쓰레기 정책 대전환을 촉구했다.
전국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쓰레기 소각장을 갖추지 않고 이웃 중소도시로 쓰레기 처리를 떠넘기는 광주광역시의 이기적인 쓰레기정책에 대한 비판도 다시 제기됐다.
공대위는 "산자부와 환경부는 사실상 쓰레기 소각장이나 다름없는 SRF열병합발전소의 안전성에 자신이 있다면 정부 청사가 밀집한 세종시를 비롯해 국회, 청와대, 광주광역시청 지척에 각각 SRF발전소를 짓고 선도적으로 운영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라"고 일침 했다.
지난 2017년 9월 20일 시작해 만 4년 6개월을 끌어오고 있는 나주 SRF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갈등은 그간 민관협력거버넌스 운영, 국무총리실 개입,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한 중재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
현재 발전소 가동 유무를 결정하는 유일한 판단 기준은 법원의 판결뿐이다. 공대위·지자체와 난방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더 이상 협상 테이블이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광주고등법원(제1행정부)이 항소심 재판에서 나주시가 난방공사를 상대로 낸 '사업개시신고 수리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 항소심을 기각하자 난방공사는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들어 지난 29일 발전소 가동을 재개했다.
난방공사는 지난 3주 동안 광주 생활쓰레기 자원화 시설인 청정빛고을㈜에서 고형연료 1400여t을 공급받은 가운데 향후 하루 300여t을 발전소에 투입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하루 최대 용량의 3분의 2만 투입하고 발전소 설비와 연료 공급이 안정화되는 오는 5월부터는 계획한 정상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발전소 가동은 난방공사가 1·2심 모두 승소했고, 나주시가 지난 3일 대법원에 상고 신청서를 접수했지만 최종 판결 전까지는 발전소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 유권 해석 때문이다.
난방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법적인 적법성을 확보했고, 발전소 미가동에 따른 막대한 적자와 주가하락 등 상장회사로서 감내하기 힘든 수준의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해 더 이상 가동을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가동의 당위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나주 SRF 갈등은 현재 진행형인 '사업개시신고 수리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외에도 마지막 소송을 남겨 두고 있다.
나주시가 지난해 10월 난방공사가 장성 물류센터에 야적해 둔 보관연료 품질검사 결과 유해 성분인 납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수분율 또한 기준치를 벗어나자 'SRF(고형연료) 사용 허가'를 전격 취소한데 대한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당 소송은 향후 나주 SRF발전소 가동을 결정 짓게 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법률가들의 판단이다.
난방공사가 승소하면 나주시의 연료 사용허가 취소 행위가 무효화됨에 따라 발전소는 계속해서 정상가동 되며 더 이상의 걸림돌은 사라진다.
하지만 나주시가 승소하면 고형연료 투입이 즉각 중단되고 발전소 가동에 큰 어려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총사업비 2700여억원이 투입된 '나주 SRF열병합발전소'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나주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에 집단 열원을 공급하고 전기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건설했다.
2015년 12월 준공됐지만 주민들이 타 지역 쓰레기 대량 유입·소각으로 인한 건강권과 환경권 침해를 우려해 SRF발전설비 가동에 집단 반발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만 가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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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 조경수 사회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