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햇빛으로 CO₂ 없는 '그린 암모니아' 만든다…UNIST 연구

이재성 교수팀, 폐수 속 질산염으로 암모니아 생산 광촉매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수소 저장체로 주목받는 암모니아를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없이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 교수팀이 햇빛을 이용해 폐수 속 질산염에서 암모니아를 얻는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햇빛을 받은 광촉매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질산염이 암모니아로 바뀌는 원리다.

이 연구는 중국 쓰촨대학 장허민 교수, 한양대 장윤정 교수와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잡고 폐수 속 질산염도 처리 할 수 있는 기술로, 광촉매 효율과 안정성을 보완한다면 지상에서 가장 풍부한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직접 활용하는 이상적인 그린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암모니아 생산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8%를 차지할 만큼 많다. 대안으로 질소를 물에 녹여 전기분해 방법으로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질소가 물에 잘 녹지 않는데다 여전히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써야만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연구팀은 물에 잘 녹는 질산염의 특성을 활용해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다. 또 전기 대신 자체 개발한 광촉매를 썼다. 광촉매가 햇빛을 직접 받아 만든 전자(광전자)로 질산염을 환원시켜 암모니아가 합성되는 방식이다.

실험결과, 이 광촉매를 활용해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95.6%라는 높은 선택도로 질산염을 환원시켜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었다. 높은 반응 선택도는 광전자가 질산염 환원 반응에만 효율적으로 쓰였다는 의미다.

실리콘 나노와이어가 고르게 정렬된 광촉매의 구조 특성과 나노와이어 표면에 잘 부착된 미량의 금 입자 성분 등 덕분에 이러한 높은 효율을 얻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편, 비료 등의 원료인 암모니아는 최근 수소 운반저장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면 수소를 그냥 액화하는 것보다 약 1.7배 많은 수소 저장할 수 있는데다가 기존의 암모니아 액화 설비와 운송 수단을 그대로 쓸 수 있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모니아를 합성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모순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일의 와일리가 발행하는 화학계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에 4월5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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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