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패싱·밀실공천 의혹'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 잡음

장흥군수 경선 검증 없이 여론조사로 결정
사법리스크 있는 현직 단체장 상당수 통과
공관위원 명단 비공개 밀실공천 의혹 자초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당독점 구조의 정치 폐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 '검증 패싱'과 공천배제(컷오프) 형평성 문제,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비공개에 따른 '밀실 공천' 의혹 등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이 일고 있다.



14일 민주당 전남도당에 따르면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장)의 지역구인 장흥군수 경선을 공관위 검증 없이 권리당원 전체와 가상번호 추출에 의한 군민을 각각 50% 합친 별도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방식은 예비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지 않고 단순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선정하는 것으로 정치 신인에게 불리해 일부 후보들이 반발했으나 결국 전체 후보 7명이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김 위원장의 또 다른 지역구인 강진군수 후보 경선도 여론조사 방식을 추진했으나 일부 후보가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여론조사만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당의 공식기구인 공관위 심사를 무력화하고 후보 검증을 강화한다는 민주당 중앙당의 방침에 반하지만, 유력 후보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어 고육지책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후보 검증 패싱은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표방해 온 정치 혁신에 배치되는 것은 물론 오히려 광주·전남 유권자를 볼모로 기득권 정치를 강화하고, 일당독점 구도를 공고히 하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의 컷오프(공천배제)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유두석 장성군수와 김산 무안군수가 갑질과 측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유 군수와 김 군수 모두 관련 내용을 부인하며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당수 현직 기초단체장들은 컷오프를 통과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양복뇌물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단체장,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단체장, 부인이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단체장, 아들과 측근이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단체장, 특혜성 공사 지원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단체장 등은 이번 컷오프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전남도당 공관위의 후보 심사 과정에서 지역위원장인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해 공관위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내홍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이 타 지역과 달리 유독 공관위원 명단을 비공개 하면서 '밀실 공천' 의혹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은 명단을 공개할 경우 공관위원들이 입지자들로부터 압력과 로비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지역 정치권에는 공관위원 명단이 유출됐다.

정치권에 발이 넓은 입지자들은 명단을 입수해 공관위원과 개별 접촉을 한 반면 정치 신인들은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광주경실련은 공관위원 명단 비공개를 결정한 민주당 광주시당을 비판하며 송갑석 광주시당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경실련은 "민주당 광주시당에 투명하고 공정한 개혁 공천을 거듭 촉구했지만 뼈를 깍는 반성은 커녕 여전히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공천 심사 기준 역시 후보에 따라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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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