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후 서울역→통도사역→평산마을로 이동
지지자들과 시민·주민들 한 데 모여 "文" 연호
김정숙 여사와 감사 인사…"드디어 집으로 돌아와"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3시간 남짓한 귀향길 곳곳에는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퇴임을 아쉬워하는 동시에 축하하는 이들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은 "섭섭해하지 말라"고 위로하며 "저는 자유인이 됐다"고 홀가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낮 12시께 양산 사택으로 가기 위한 KTX 탑승을 위해 서울역광장에 도착했다.
이미 2시간 전부터 지지자들 등 시민들이 모여있던 광장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도착할 때쯤 1000여명 정도로 추산되는 인파가 몰렸다.
지지자들은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성공한 대통령',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라는 각종 응원 플래카드를 들었고 "문재인"을 연호했다.
서울역 입구에 도착해 마이크를 잡은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를 퇴근하며 직원 및 시민들과 함께한 자리를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고 회상하며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 제가 퇴임하고 또 시골로 돌아가는 것 섭섭해하지 마시라. 저는 해방되었다"며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냐, 저는 자유인이 됐다"고 웃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반려동물들 돌보고, 농사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 자주 가면서 성파 종정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마시고,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하면)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며 김정숙 여사의 어깨를 감싼 뒤 "잘살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 부부의 귀향길에는 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윤건영·최강욱·한병도 등 더불어민주당 친문그룹 의원들, 최종건·전해철 등 문재인 정부 전·현직 장·차관들이 동행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울산 통도사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 함께 탄 전·현직 보좌진들이 자리한 칸을 돌며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보좌진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화답하며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오후 2시15분께 울산역에 도착,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고래광장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약속드렸던 대로 제 살던 동네로 돌아왔고, 또 약속드린 대로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훨씬 부유해졌다"며 "우리 두 사람 나이도 더 먹었고, 제가 살 집은 마당도 넉넉하고 텃밭도 넓다. 반려동물도 반려견 4마리가 더 늘어서 반려견이 5마리, 반려고양이가 1마리, 모두 6마리가 됐다"고도 했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감사 인사를 전한 김 여사 또한 "대통령이 퇴임하며 행복하다 하신다"며 "여러분 마음같이 잘 지켜드리고 행복하게 함께하겠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차량에 탑승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오후 2시50분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남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문 전 대통령은 먼저 도착해 있던 오종식 전 기획비서관과 통도사 주지스님 등과 인사했다. 오 비서관은 신혜현 부대변인 등과 함께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양산 사저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은 "드디어 제 집으로 돌아왔다"며 "우리 평산마을 주민께 전입신고 드린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그런 안도감이 든다"라며 "오늘 내려오는 기차 간에서 제가 살 집 위로 해무리가 뜬 사진을 봤다. 저를 축하해주는 것이었고, 여러분 모두를 환영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 평산마을에서 보내게 될 제2의 삶, 새로운 출발, 저는 정말 기대가 된다"며 "제 아내와 함께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잘살아 보겠다"고 다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마을 회관에서 사저까지 400m가량 이동하는 동안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해주고, 사진을 찍었다. 지지자들은 "사랑해요 문재인"을 연호했다.
문 전 대통령이 사저에 들어서는 100m 전 길목에는 '1826일 정말 행복했습니다' 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사저 앞에 다다른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사저에서 평산마을 주민들과 차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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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