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가격 상승·질병 감염 등 여파에 공급 부족 현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내달부터 닭고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방송사 CNA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충분한 내수 시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월 최대 360만마리의 닭고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정부의 우선 순위는 우리 국민"이라며 "당국이 가격담합 의혹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선 공급 부족으로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닭고기 생산 비용 상승, 질병 감염, 기상 조건 등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의 한 농부는 CN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닭 사료 가격이 두 번이나 올랐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료 가격이 급등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수출 중단과 별개로 냉장 시설 최적화, 닭고기 생산자들을 위한 보조금 신청 절차 간소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수출 재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말레이시아는 수출 금지 조치가 국내 가격과 생산이 안정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만 박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20년 기준 1890만달러(약 239억원) 상당의 가금류를 수출해 세계에서 49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주요 수출 시장은 태국, 싱가포르, 일본, 홍콩, 브루나이 등이며 특히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닭고기의 34%를 수입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멜빈 용 싱가포르소비자협회 회장은 "말레이시아의 갑작스러운 발표는 싱가포르 닭고기 및 관련 제품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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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