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예보 사장 "저축銀 예보료율 인하 어렵다"

"저축銀 구조조정에 든 돈, 다른 금융사들이 대신 메워"
"저축銀 계정 마이너스라는 점 고려했으면"
"예금보호한도 상향은 예금자·금융사 공동 부담"
"우리금융 지분 매각으로 12.7조원 이상 회수"
"경제 변동성 커져…예보 역할 강화해야"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요구하는 예보료율 인하에 대해 "금융권에서 수용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일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창립 26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은행·보험사와 다르게 저축은행은 계정이 마이너스 상태"라며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든 돈을 다른 금융사들이 특별 계정을 만들어 대신 메우고 있다. 저축은행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보가 과거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가진 서울보증보험·수협과 관련해서는 "현재 예보가 서울보증 지분을 약 94% 갖고 있는데, 상환기금이 2027년에 종료되는 만큼 회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수협도 미상환 잔액 관련 국채를 지급해 상환을 완료하겠다고 제안해 현재 논의 중이다. 이달 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사의 차등보험료율에 대해서는 "현재 다섯 등급으로 나누고 있지만,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분화한다면 금융사 건전성 차이에 따른 보험료 차등화가 이뤄져,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건전성 확보에 더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금융시장에서 거론되는 예금보호한도 상향과 관련해서는 "예금자·금융사 적절히 분산해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보험한도를 올리면 누가 부담할지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예금자 입장에서 예금보호가 되기 때문에 예금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있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예금보험제도에 따른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같이 부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현행 예금보험한도가 20년 넘게 5000만원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더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호 한도 비율이 2001년 3.4배에서 2020년 말 1.3배로 감소해 보호 수준이 감소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예금보험한도를 올리면 금융사들이 납부하는 예보기금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대출 금리 상승 등 소비자로 전가될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김 사장은 "국회에 보고한 일정에 따라 내년 8월까지 예금보호한도를 비롯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매각으로 지원된 공적자금 12조7000억원 이상을 회수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추가 매각으로 1.3% 지분만을 남겨두고 있어 완전 민영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서울보증, 수협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다른 출자금융회사도 회수·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김 사장은 최근 확대하는 경제 변동성과 관련해 금융산업의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에서 40여년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금융사의 위험요인을 조기에 포착하고 부실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가는데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이는 예보가 보유한 기금의 손실 최소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일시적 어려움에 부닥친 금융사가 생길 경우 위기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현장점검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차등평가등급을 보다 세분화하는 등 차등보험료율제도를 고도화하고 내실 있게 운영해 금융사 스스로 리스크를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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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