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S&P500 지수, 3300 수준까지 하락할 듯"

美 기업실적 전망 악화로 경기 부진 가능
기업심리, 팬데믹 이후 가장 악화로 추정
"경기 침체 아니라도 3800 수준까지 하락"
"침체 구체화되면 3360까지 하락할 수도"

 미국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300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심리는 지난 2020년 1분기 팬데믹 이후 최악이라는 진단도 있다.



13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내놓은 '미국 기업실적 전망 악화로 인한 경기 부진 가능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 500 기업의 77%가 당기순이익 기준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하지만 해당 기업 비중이 줄어들고 전망치 대비 초과 이익도 감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비중은 전분기 82%에서 77%로, 전망치 대비 초과 이익은 5.7%에서 4.6%로 쪼그라들었다. 전망 가이던스에 따르면 다수의 S&P500 기업들이 비용 상승, 긴축적 금융여건 강화, 재화에서 서비스 부문으로의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제로 코비드 정책 등에 따른 공급 병목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임금, 원재료 등 투입비용이 치솟은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가속화로 금융 여건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자본비용이 오르면서 기업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 소비지출 증가율은 올해 1월 전월 대비 2.1%, 2월 0.6%, 3월 1.4%, 4월 0.9%로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재화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순이익 전망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향후 기업 실적 예측과 밀접한 기업심리도 팬데믹(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진단이다.

주가는 팬데믹 이후 높은 순이익을 보여온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다수 기업들의 전망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에 따라 지난 4월13일 1분기 실적 발표 개시 이후 상당폭 하락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기업들의 주가는 과거 대비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황이다.

외자운용원은 "S&P 기업의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에너지·원자재와 기타 부문의 차별화가 지속되면서 2분기 중에는 에너지 부문 제외시 순이익 감소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원자재 부문의 실적 호조가 여타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하는 가운데 하반기 중 인플레이션이 진저오딜 경우 순이익 감소세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자운용원은 "다투 투자은행들이 연말 주가가 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단기간내 주가의 추세적 상승 반전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약세장에 진입한 만큼 특정 지지선에 이르기 전까지는 의미 있는 상승장이 나타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S&P500 지수가 3800 수준까지, 경기 침체가 구체화될 경우에는 과거 경험에 비춰 이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12차례 경기 침체 시기에 S&P500 지수가 중간값 기준 고점 대비 24% 하락(평균은 30% 하락)했는데, 이번 사이클에서의 고점이 1월 4800인 만큼 경기 침체가 구체화됐을 때 3650(중간값 기준), 3360(평균 기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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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