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이 뭐길래…전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

美 6월 FOMC 임박…자이언트스텝 가능성
소비자물가 8.6% 급등…시장 예상 웃돌아
고강도 긴축 나설까…전세계 경계감 고조
볼커 전 의장처럼 인플레 파이터될지 관심

 미국 물가가 치솟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건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0.25%포인트씩 올리고 내리는 게 통상적으로 여겨진다. 최대한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물가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를 '베이비스텝'이라고 하는데 연준은 2004년부터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0.25%포인트 단위로 변경해왔다.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0%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베이비스텝만으로는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소비자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빅스텝을 하면 주식 시장이 얼어붙고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물가 우려가 이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른 긴축 기조 시사에 시장이 들썩이면서 다시 소환되는 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는 폴 볼커 전 의장이다. 지난 10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는데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해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의 최고치다.

볼커 전 의장은 1970년대 말 고물가 저성장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속에 물가 상승률이 10% 넘게 치솟자 취임 전 10.5%였던 기준금리를 1981년 20%를 넘길 정도로 고강도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1982년 물가상승률은 4%까지 떨어졌지만 실업률이 치솟고 기업이 줄지어 도산하는 등 혼란도 이어졌다.

6월과 7월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볼커 전 의장을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도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스텝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건 아니다. 시장 분위기상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뿐이다. 14~15일(현지시간) 6월 FOMC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6월 FOMC에서 예상보다 큰 폭인 0.75%포인트 금리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주 회의에서 1994년 이후 최대 금리 인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비즈니스는 "확실히 6월 CPI 발표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출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실제 시장 참가자들이 40% 확률로 7월 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6%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 가까이 치솟는 등 혼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까지 이런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주식, 환율 금리 모두 과도하게 심리적 불안감이 농축된 것 같다"며 "원달러 환율의 경우 1300원을 시도하려고 하기는 할텐데 어느 정도 방어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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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