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얼어붙은 코인 시장…비트코인, 낙폭 확대

비트코인, 2700만원대 거래 중…낙폭 커져
美 금리인상·코인런 사태 겹치며 공포 확대
코인베이스·제미니 등 코인 거래소, 인원 감축

지난해 최고 170%가 넘게 가격이 올랐던 비트코인이 2700만원대로 하락하며 18개월 전으로 회귀했다. 미국 금리인상 공포와 연이은 '코인런' 사태가 일어나며 시장의 투자심리는 한껏 얼어붙었다. 글로벌 코인 거래소들도 인원 감축에 나서며 채용을 동결하기까지 했다.



15일 오후 3시56분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17%내린 2778만3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782만5000원을 나타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5.55% 하락한 2만1231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2만2000달러를 다시 밑돌았다.

비트코인은 현재 국내 거래소에서 270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18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2020년 연말은 반등장이 시작된 초입부였다. 비트코인은 2020년 연말 전까지 약 3년 동안 2000만원 아래에서 거래됐다. 2018년 말과 2019년 초에는 300만원대를 맴돌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저점이 아직 한참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 기업 갤럭시디지털홀딩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지금 당장 투자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을 거두고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며 "경제가 더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많은 자본을 투자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2만2000달러로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며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인 약 6만9000달러보다 70% 가까이 내려 2년간 가장 깊은 조정을 견디고 있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암호화폐) 대장 이더리움은 15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같은 시각 빗썸에서 이더리움은 6.56% 내린 147만9000원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는 148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126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전보다 7.58%나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5일(현지시간) 종료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다면 1994년 11월 0.75%포인트 인상 이후 27년여 만에 처음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코인은 금리 인상에 특히 민감하다. 따라서 FOMC 회의록 발표 이후 더 크게 출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루나-테라 급락 사태에 이어 이달에는 미국 셀시우스 네트워크의 인출 중단 사태로 시장이 급속 냉각되면서 암호화폐 기업들도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14일(현지시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체 임직원에 18%에 해당하는 약 1100명의 직원들을 해고하기로 발표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지난해 초 1250명의 직원에서 (현재까지) 확장하면서 너무 빨리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코인베이스 주가는 올해 들어 암호화폐 가격의 급락으로 거래소 거래량이 타격받으면서 80%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여러 암호화폐 기업들이 감축에 나섰다.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인원수를 20% 줄였고,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은 4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줄였다. 이보다 앞서 제미니 거래소도 인력의 10%를 감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코인시장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투자심리지수도 한자리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7점으로 '극도로 두려운 두려운(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날과 지난주에는 8점이었다. 10점대를 오갔던 그동안보다 더욱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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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