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지역은 아직 준비도 안됐는데…

지자체 보건업무 담당자 "아직 위에서 지침이나 메뉴얼 받은 적 없어"
"감염병 관리체계 많이 발전해 마음 먹으면 신속하게 준비 가능"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유행 우려가 제기된 원숭이두창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선 지자체에는 아직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방역 매뉴얼이나 검사 기능이 없어 감염자 조기 확인과 확산 저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보건당국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보건당국은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가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는 입국 당시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피부병변 등의 증상을 보여 방역당국의 관리를 받아 감염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숭이두창 잠복기가 최대 21일에 달하는 만큼 잠복기에 입국해 방역망에 걸리지 않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난 감염 의심자와 처음으로 접촉하게 되는 지역 의료기관이나 지자체 보건소가 아직 관련 메뉴얼조차 받지 못해 원숭이두창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발 원숭이두창 유행 가능성이 알려진지 벌써 한 달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 일선 지자체에는 감염 의심자 발생 시 어떻게 대응 방법 등 관련 지침조차 내려오지 않은 상태다.

지역 의료기관들 역시 유전자증폭(PCR) 방식의 원숭이두창 검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워 코로나19 사태 초기처럼 확신 시 지자체 보건소가 모든 부담을 떠안을 확률이 높다.

이에 일부 지자체들은 원숭이두창 지역사회 유입 확인 시 현장 방역소독과 접촉자 역학조사 등 코로나19와 유사한 수준의 자체 대응 방안을 마련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A시 관계자는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 않아 급속한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방역조치가 늦어지면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19 때처럼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에 대한 격리와 소독 조치가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B시 관계자도 “아직 위에서 매뉴얼이나 관련 정보가 내려온 적은 없다”며 “검사도 지역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는 어렵고 질병관리청으로 검체를 보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감염병 대응 역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확산이 시작되면 생각보다 신속하게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강화된 감염병 대응 역량에 기대를 걸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