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파" 지하철서 불 지피고 음식 훔친 노숙자…징역 8월

음식 절도, 택시 무단 이용, 모텔 침입도
"춥고 배고파 범행…상습 죄책은 무거워"

길거리 생활을 하며 음식을 훔치거나 택시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숙자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일반물건 방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지난 21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노숙 생활을 해온 A씨는 지난 2020년 12월14일 새벽께 1호선 양주역 역사 내에서 불을 쬘 목적으로 쓰레기 등을 태워 위험을 발생시킨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당시 지하철역 쓰레기통 안의 전단지와 휴지에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이면서 쓰레기통이 전소, 불길이 솟아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A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편의점과 마트 상품을 몰래 가져가거나 이를 시도한 절도·절도미수 혐의로도 기소됐다. 평소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던 A씨는 빵과 아이스크림부터 일회용 라이터까지 판매자 눈을 피해 상습적으로 절취를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해 10월에는 매장 진열대에 있던 크리넥스 마스크 1장과 가죽 자켓을 몰래 가져가려다 실패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는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모텔에 들어가려 시도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외에도 A씨는 수중에 돈이 없는 채로 택시에 승차한 뒤 6만원 상당의 거리를 이동하고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는 여러 차례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을 절취하고, 요금을 지불할 의사 없이 택시를 이용했으며, 공공장소인 역사 내에서 쓰레기에 불을 붙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고 숙박업소 객실에 침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범행 내용과 횟수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여러 차례의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고, 일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범행은 A씨가 일정한 주거 없이 노숙 생활을 하던 중 춥고 배가 고파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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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