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절 고소인 뇌물 받은 변호사, 피의자에 위자료 배상 책임 인정했지만...

'10년 소멸시효 도과'로 위자료 청구소송은 원고 패소 판결

검사가 사건을 기소한 후 고소인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면, 검사 개인에게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소멸시효가 지나 실제 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조해근 부장판사는 A씨가 부장검사 출신 B변호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지난 1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08년 외국 게임기를 공급받아 하위 판매업체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하던 중 국내 총판 업체의 결제자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C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C사가 A씨를 비롯해 국내총판 업체들을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결국 A씨는 유죄를 선고받았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이 판단이 확정됐다.

하지만 A씨 사건을 담당한 B변호사(당시 부부장검사)가 C사 측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1년 구속됐다. B사 측으로부터 총 1985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C변호사는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B변호사는 구속기소됐지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풀려났고, 이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에서도 C변호사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이에 A씨는 B변호사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하고, 유죄가 확정된 사건을 다시 재판해 달라고 청구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A씨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을 개시하고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조 부장판사는 B변호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조 부장판사는 "B변호사는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이면서 뇌물을 수수해 직무의 엄결성을 훼손하고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A씨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했다.

다만, B변호사 측은 최종 뇌물수수일인 2009년 1월23일을 기준으로 시효(10년)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조 부장판사는 이 항변을 받아들여 소멸시효 도과로 인해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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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