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준석 '비공개 회동' 진실공방…尹 거리두기 본격화?

대통령실, '6월 중순 비공개 회동'에 "사실 아냐"
李, 의식한 듯 "공개 못해…상시 소통" 답변 모호
당 윤리위·혁신위 출범 등 이견에 당 내홍 계속
李 "다음 주 간장 한 사발"…안철수·장제원 겨냥
李 퇴진에 거리두기 시도한 尹도 타격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6월 중순 비공개 만찬 회동'을 두고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 이 대표 측은 "당대표 입장에서 대통령 일정을 공개할 수 없다", "상시 소통하고 있다" 등 모호한 답변만 내놔 회동에 대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회동을 적극 부인하는 데엔 결국 이 대표의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의결에 대통령실이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당 내홍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대표와 거리를 두면서 이 대표가 수세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이달 중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고 해양수산부 공무원 북 피격사건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추가 회동을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실이 회동 취소를 이 대표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쯤 회동을 하려고 했으나, 22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관련 당 윤리위가 열리면서 대통령실에서 취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공지를 통해 "이달 중순 비공개 만찬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회동설을 일축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동은 없었던 것으로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반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뒤 '윤 대통령과 만났는가'를 묻는 취재진에 "특정한 시점에 특정한 만남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은 당 대표 입장에서 제가 대통령 일정을 제가 공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또 "대통령실 입장을 여쭤보면 될 것"이라며 "여당과 대통령실 측은 여러 정책 현안에 대해 상시 소통하고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당 윤리위 의결을 앞두고 만났다는 질문에는 "시기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정치적 해석"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 어느 정도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동을 했더라도 이 대표가 이에 부담을 느끼는 대통령실의 의중을 파악하고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윤리위 징계 의결이 연기된 와중에 혁신위원회 출범 등으로 당 안팎에서 공격받는 이 대표를 멀리해 당 내홍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당내 갈등에 대한 질문에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고 공개 비판하며 이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자 이 대표도 장 의원과 안 의원을 겨냥해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거 같다"고 밝히면서 전운이 고조됐다. 안 의원 측 관계자도 익명 인터뷰를 통해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던진 미끼를 안 물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받아쳤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간장'과 '다음 주'다. 간장은 안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인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앞으로 안철수·장제원 의원과의 갈등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이런 선전포고성 입장 표명은 윤리위 징계 의결이 미뤄진 상황에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7일까지 윤리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한편, 당 안팎에서 가해지는 공격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그 갈등의 중심에 결국 안철수·장제원 의원이 있다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만약 당대표에서 물러날 경우 여당뿐만 아니라 거리두기를 시도했던 윤 대통령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을 내세운 친윤계가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내홍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싫증을 느낀 2030 세대와 중도층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면서 이 대표가 당 안팎의 공격에 더 취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이 대표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대표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미 지난 수주간 당 내홍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 대표는 배현진 최고위원과 혁신위 출범을 둘러싼 이견,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갈등을 비롯해 당 안팎 여러 지점에서 충돌하고 있다.

윤리위가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관련 징계 의결을 다음 달 7일로 미루고, 증거인멸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이 대표의 입지가 더 위태로워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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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