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의원들 "내로남불·책임 부재 극복할 '새 리더십'을"

민주 광주·전남 성명…호남도 '이재명 비토'
"호남, 어느 때보다 강한 변화와 혁신 주문"
"대의원 반영 낮추고 국민·권리당원 비율↑"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의원들은 30일 8·28 전당대회와 관련, "고질적으로 지적받아온 ‘내로남불’과 ‘책임정치의 부재’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기 지도부로 '새 인물' 필요성을 제기하며 호남이 사실상 이재명 의원의 당권 장악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이 민주당 혁신의 발원지가 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의 힘을 모아 내겠다. 통합과 헌신, 선당후사의 길을 가겠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모습은 상실감에 빠진 지지자들과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보여 주지 못했다.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도 모자랄 판에 내부에서 갈등하고 분열하며 남 탓하기에 바빴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독선과 무능, 국정운영의 퇴행에도 제대로 맞서지 못했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에도 소홀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진 지방선거 연패와 관련해선 "지난 반년 동안 민주당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국민들은 민주당을 외면했다"며 "특히 광주는 다시 한번 민주당에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운영을 맡기면서도, 37.7%라는 전국 최저 투표율로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금 호남은 민주당에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며 "입법권력을 과반 넘게 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민생을 돌보는데 진력하고 개혁의 발걸음도 멈추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도부 선출에 당원과 국민의 뜻이 적절히 반영되도록 함으로써 '당원과 국민 중심'의 민주당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겠다"며 "이를 위해 국민여론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높이고, 대의원 투표 반영비율은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전준위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또 "성별·연령별·지역별 대표성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배타적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부에 참여할 호남 몫 공동 후보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개호 의원은 회견 후 만난 기자들이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특정인을 겨냥해서 특정인의 출마를 얘기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을 새롭게 하고 혁신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했다.

호남 몫 최고위원 후보를 낼 지에 대해선 "의원들간에 서로 협의하고 있다"며 "단일후보면 좋겠지만 가급적이면 후보가 난립하지 않고 당선될 수 있도록 물밑작업, 조정을 하고 있다. 호남 민심을 굴절 없이 당 지도부에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는 서동용·이형석·조오섭·이용빈·윤영덕·김승남·이개호·김회재·김원이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계 뿐 아니라 대선 때 이재명 의원을 도왔던 이해찬계 인사들도 성명에 대거 참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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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 김권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