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이 경기 분당경찰서가 맡고 있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주 초께 분당경찰서 측이 검찰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벌여오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이첩을 공식 요청,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사건은 그동안 분당경찰서가 수사를 맡아왔고,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를 집중 지휘 사건으로 구분해 수사관 3명을 파견 보내는 등 수사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분당경찰서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다른 민생 및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에 과부하가 걸려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에 지난 주 초께 공식적으로 이송을 요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러한 사정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이 사건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이어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이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냈다는 게 골자다.
논란이 되는 후원금은 2015~2017년께 기업 6곳에서 성남FC에 낸 돈 약 160억원이다. 제2사옥 신축 이슈가 있었던 네이버 40억원, 병원용지를 업무용지로 변경하는 이슈가 있었던 두산건설 42억원, 분당구보건소 부지 매입 및 용도변경 이슈가 있었던 분당차병원 33억원, 농협 36억원 등이다.
경찰은 2018년 6월 제3자 뇌물죄 등 혐의 고발장이 접수되자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후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로 사건을 성남지청이 재검토 중이었는데, 해당 사건을 지휘하던 박하영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검찰 내부방에 사의 표명 글을 올리면서 검찰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박 전 차장검사는 후원금 용처 등에 대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나 당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결정을 미루며 사실상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후 수원지검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다소 부족하다”며 성남지청에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
성남지청은 지난 2월 이 의원과 연관된 성남FC 사건에 대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해 분당경찰서가 이를 맡아왔다.
분당경찰서는 지난 5월 2일 성남시청에 이어 같은 달 17일 두산건설과 성남FC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사골 우려 먹는 거다. 적당히 우려먹어야 되는데"라며 "국민의힘이 고발해 놓고 3년 동안 수사해서 탈탈 털었는데 아무것도 안나와서 무혐의가 났고, 또 다시 시작해서 4탕5탕 하는 중인데 압수수색했다고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자기들(국민의힘)이 고발하고 수사 받는다고 비난하고, 너 그거 수사 피하려고 국회의원 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모함한다"며 "총알도 없는 장난감 총으로 겨눈다고 방탄이 필요하나. 진짜 방탄이 필요한 건 국민의힘이다. 뇌물 받아 먹고, 제가 적반하장 후안무치당이라고 그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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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