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육계 "초등 4~6학년 중간·기말고사 부활 안돼" 반발

김광수 교육감직 인수위 "내년부터 초등 4~6학년 대상 시행"
전교조 제주·제주교사노조 성명서 통해 "일제고사 부활 반대"

김광수 제주교육감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중간·기말고사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교육계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11일 제주교육청에 따르면 김광수 제주교육감직 인수위원회인 '행동하는 제주교육인수위원회'는 지난 7일 활동 종료에 따른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선거 기간부터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우선 현재의 학력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학력 수준을 파악하고 나면 맞춤형 교육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전임 이석문 교육감 시절 '제학력 갖추기 평가'로 불렸던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는 2018년 1~4학년, 2019년 5~6학년 등 전면 폐지된 바 있다.

인수위가 밝힌 계획을 두고 교육계 내부에서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초등학교 4~6학년 중간·기말고사 부활은 결국 시험으로 줄 세우기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번 발표는 사실상 초등 일제고사 부활의 전조"라며 "'진단'을 빌미로 학생을 줄 세우는 전국단위 초등 일제고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폐지됐다. 평가 결과에 따른 '지원'은 사라지고 서열화가 가속화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제주 초등학교는 시험을 통한 일률적인 평가보다는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하며 정성적 평가를 통한 진단의 다양화를 강조해왔다"며 "교육감이 바뀌자마자 과거의 일제고사식 평가를 들고나온 점에서 과연 교육적 가치를 고민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초등학교 4~6학년 중간·기말고사 실시는 과거 일제고사의 부활이며 경쟁과 과열을 조장하는 반교육적 정책"이라고 쏘아붙였다.

노조는 "현행 초등교육 과정을 역행해 과거로 회귀해서 초등학생까지 입시의 노예로 만들고 성적 지상주의로 내몰리게 하는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일제식 고사 형태는 현행 교육과정 운영과 정면 배치되는 평가 방식이며 교육과정과 내용을 완전히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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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