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성 자금에 부담, 지속 인상시 가중"
"낙폭과대 종목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도 가능"
"단기 경기침체도…추세적 반등은 이른 시점"
"장기간 견딜 자금에 한해 투자 나서야 할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례적으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실시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당분간 추세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국내 증시가 기술적으로는 반등할 수 있어도 추세적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만큼 그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를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이번에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소비자물가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달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팀장은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성 자금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시가 연이은 하락세를 이어온 만큼,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추세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베어마켓에서 랠리는 가능하지만 추세적 반등은 이른 시점이라고 본다"며 "미국 GDP(국내총생산)가 2분기 연속 역성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경기침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 현재 높아지는 국내 수출액도 정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 경우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과 성장주를 위주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빚투'는 피할 것을 권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분히 하락한 종목의 경우 저점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어느 정도 수준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금리 상승과 부진한 경기 상황을 생각했을 때 대출을 일으킨 투자는 피하고 어려운 시기를 장기간 견뎌낼 수 있는 자금에 한해 투자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통위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 다섯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1.70%로 올린 바 있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도 만장일치로 연 1.75%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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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