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기술 공유설 자자했던 北·우크라, 30년 만 결별

1992년 수교…협정 체결 등 한때 우호 관계
북한 고난의 행군 때 우크라가 식량 지원
북한 잠수함, SLBM, 백두산엔진 등 도입설

북한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자 우크라이나가 북한에 단교를 선언했다. 외교 관계 수립 후 30년 만의 결별이다.



단교는 예고돼있었다. 한미 정부로부터 비핵화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은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우방인 러시아를 지지해왔다. 그랬던 북한이 14일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직접 두 공화국을 공식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우크라이나는 단교 선언으로 보복했다.

이로써 북한과 우크라이나는 30년 만에 외교 관계를 끊었다.

북한은 1991년 우크라이나를 국가로 승인했고 1992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같은 해 10월 북한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을 개설했다. 초대 대사는 조성범이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주중국 대사가 북한 대사를 겸임해왔다.


양측은 협정도 여러 개 맺었다. 과학기술협정, 무역경제협력협정, 영사협약, 무역·경제 및 과기협력 정부 간 공동위 설립 협정, 외교부간 정례협의개최 의정서, 항공협정 등이 맺어졌다.

2003년 10월에는 김병률 중앙재판소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앙재판소 법률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아가 법무장관과 민사·형사 법률 공조 조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1990년대 북한이 이른바 고난의 행군으로 식량 부족에 시달릴 때 식량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는 1998년 80만 달러 상당 식량 1000t(밀 500t, 기타 잡곡 200t, 동물유 100t, 육류 100t, 설탕 100t)을 제공했다.

북한과 우크라이나는 군사 기술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지난 3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1991년 12월 구소련이 붕괴한 다음 고용 기회를 잃어버린 구소련 과학자들을 북한이 많이 섭외했다고 한다"며 "말하자면 우크라이나도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발전을 도와준 우방국"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잠수함 기술,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기술, 탄도 미사일 엔진 기술 등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키노 기자는 "저는 2017년 당시 북한에서 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과학자 9명의 명단도 입수한 바 있다"며 "제가 입수한 명단의 우크라이나 기술 과학자들은 아직도 북한에서 계속 일하고 있고 핵미사일 개발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밀접했던 양측 관계는 2010년대 후반부터 악화돼왔다.

우크라이나는 2016년 북한과의 무비자 협정을 파기했다. 교역액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으로부터 플라스틱, 고무, 철강제품 등을 수입하고 밀가루, 곡물, 유채씨 등을 수출했다. 2018년 기준 우크라이나의 대북 수출액은 23만8000달러, 수입액은 7만4000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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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