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행위 빙자' 21명 추행한 무속인 혐의 부인…"동의 구해"

서귀포시 소재 신당 운영…유사강간 혐의도
무속인 "신체 접촉 필요하다, 그래도 하겠느냐"

퇴마 행위를 빙자해 20여 명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를 받는 무속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21일 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무속인 A(48)씨와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B(51)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귀포시 소재 신당을 운영하며 점을 보러 온 피해 여성 21명에게 퇴마 행위 등 명목으로 신체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일부 피해자에게 '귀신에 씌었다'고 속여 퇴마 행위를 빙자해 유사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A씨는 퇴마 등에 대한 비용으로 피해자들에게 20여 회에 걸쳐 총 2300여만원을 편취했다.

B씨는 지난해 7월께 서귀포시 소재 애견숍에서 피해자들에게 A씨의 신당을 소개해준 뒤 최소 수 십만원에 비용이 드는 퇴마 행위를 부추기며 A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다.

B씨는 당시 A씨의 신당에서 퇴마 행위를 빙자한 강제추행이 이뤄지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자신도 A씨로부터 퇴마 행위를 받은 뒤 애견숍이 잘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접촉한 것은 인정하지만 무속인으로서 퇴마를 하기 위해 한 것이지 추행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퇴마 행위를 하기 전 피해자들에게 '이런저런 신체 접촉이 필요하다. 그래도 하겠느냐'는 등의 설명과 함께 동의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B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A씨로부터 퇴마 행위를 받았고, 굿도 했다"며 "검찰의 기소 내용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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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