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고 사건을 경찰이 불송치했더라도 부당한 고소인 것이 인정되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 이회기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2019년 한 대학 행사를 통해 만났고, B씨는 성관계를 한 후 A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기관은 A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항소심을 거쳐 A씨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A씨는 지난해 B씨를 무고 등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했다. A씨는 같은 해 B씨를 상대로 1억8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B씨가 강제로 성관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인지했거나 소극적으로 응한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잘못 생각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를 상대로 한 성폭행 혐의 고소는 부당했다는 취지다.
이 판사는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형사고소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B씨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위자료 1억원 등을 포함해 총 1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경찰이 B씨의 무고 혐의를 불송치했지만, A씨가 제출한 증거가 B씨가 제출한 증거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민사소송은 형사사건보다 사실인정이 덜 엄격하기 때문에 쌍방이 제출한 증거 중 우위에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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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