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느는데 교사는 외려 줄어…" 울산 교육계 반발

내년도 초중등 교원 임용 전년비 각각 20명, 17명 감소
전교조 등 교육계 "공교육 수준 저하 우려”

교육부가 2023학년도 울산 초·중등 교원 규모를 대폭 감축한 가배정 결과를 놓고 교육현장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학생 감소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학생은 없고 교사만 남게 된다”고 교원 수 감축 배경을 밝히자 교육계는 “질 높은 공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교원 정원 확보가 우선”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11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에 공립 초등학교 교사 110명, 중등교사 99명을 선발한다. 전년보다 각각 20명, 17명이 감소했다.

교육부의 울산 교원 수 가배정 결과, 내년 초등 교원은 올해보다 4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교사 180명 이상을 채용해야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 20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을 감축한다. 2020년 13만378명이던 지역 학생수는 2026년 12만2606명(5.96%)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0년 6만7235명이던 학생수는 2026년 5만7230명(15%)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에 울산지역 교육계는 교육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노옥희 교육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안전 확보와 교육격차 해소, 공정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맞춤형 미래 교육을 위해 적정규모 교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부 방침에 반대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도 이날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의 교원정원 감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 학교의 비정규직 교사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의 교원 정원수는 해마다 감축하고 있다”며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고려하지 않은 교원 수급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한 교원정원 개배정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래로 나아갈 새로운 교원수급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단순한 경제논리로만 교원 정원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교사들도 불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왕초 김대헌 교사는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갈 수 밖에 없다”며 “초등 1학년 학급당 20명 이하의 효과는 컸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시간도 많아졌다. 학령인구를 경제논리로만 바라보는 것은 교육을 예전으로 되돌리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무룡고 김정숙 교사는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현재 교사에게 수업을 과다 배정하고 있다”며 “또 과목 지도뿐만 아니라 진학지도에 행정 업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조력자 역할은 사실상 할 수 없는 상태다”라고 입시교육 현장의 현실을 밝혔다.

김 교사는 “학생수를 줄여서 수업 시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교사가 없다”며 “기간제 교사만큼 교사 수를 증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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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