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韓의원들, 북송 어민 신원 공개…"北, 생사 공개하라"

"北, '최악 인권탄압국' 오명 피하려면 생사 공개해야"
北 피살 해수부 공무원 사건 진상규명·위령제 협조 촉구도

북한 인권 국제의원연맹(IPCNKR) 워싱턴DC 총회 참석차 방미한 한국 의원 대표단이 지난 2019년 11월 북송된 어민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지성호, 홍석준, 황보승희 의원 등은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탈북 청년들의 생사 확인을 더는 미룰 수 없다"라며 "이름과 나이, 출신 지역 등 이들의 기초적 신원을 공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당시 북송된 어민 중 한 명은 1997년 출생, 함경북도 청진 출신 우범선 씨다. 우씨는 북송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송환을 강력하게 거부하며 저항했고, 자해로 추정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명은 1996년 출생, 역시 청진 출신의 김현욱 씨다.

의원들은 "강제북송 이후 3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들의 생사 확인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유엔은 이들의 생사 확인을 요청하는 질의를 했지만 북한은 모든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쳤다는 이유로 당시 우리 정부는 본인들의 의사에 반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이들을 넘겼다"라며 "이는 대한민국 법률과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법에 어긋나는 비인도적 송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에서 진행되는 재판 절차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강제송환 시 가혹한 고문을 받을 위험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거듭 북한 당국에 요청한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우씨와 김씨 두 탈북청년에 대한 생사 여부를 유엔과 국제사회에 공개하라"라며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다면 이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은 공개된 어민들의 기초적인 신원을 이날 면담한 우즈라 제야 국무부 민간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에게도 전달했다.

한편 이번 IPCNKR 총회 한국 의원 대표단 방미에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이대준씨 형인 이래진씨도 함께했다.

이씨는 의원들과 함께 오는 15일 총회에 참석, 북한 내 반인류범죄 및 관련 책임 묻기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대준씨 사례를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표단은 이날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에 이대준씨 사망 경위에 대한 설명도 촉구했다. 이들은 자료에서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건의 실체는 미궁"이라며 "(북한은)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특히 ▲북한군이 당시 80m 정도 거리로 접근해 신원확인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바다에서 해당 거리는 대화가 불가능한 점 ▲이씨가 6시간에 걸쳐 부유물에 매달린 채 바다에서 끌려다닌 정황이 북한 발표에 언급되지 않은 점 ▲시신을 불태우지 않았다는 북한의 발표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의원들은 아울러 "북한은 이대준씨가 불법 월경을 했고, 묻는 말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도망치려고 해 사살했다고 한다"라며 "그러나 이대준씨는 불법 월경이 아니라 사고에 의한 표류로 북한 해역으로 넘어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북한은 사살을 할 것이 아니라 즉시 구조하고, 그 사실을 우리 정부에 바로 알리는 것이 국제법과 남북합의서, 인도주의에 부합한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런 취지로 ▲이대준씨 유족에 대한 북한의 상세한 사망 경위 설명 ▲유족의 피격 사건 해역 방문 및 위령제에 협조할 것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남북 정부 간 대화 호응 등을 북한에 촉구했다.

의원들은 이래진씨와 함께 오는 17일에는 북한 억류 이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만나러 오하이오 신시내티를 방문한다. 웜비어 유족과 이대준씨 사례를 공유하고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조언을 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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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