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토지주 간 가격 놓고 입장차 여전
올해 매입 안 될 듯…2027년 개교도 불가능
제주시 외도동에 들어설 예정인 '서부중학교' 개교가 불투명해졌다.
도교육청이 높은 땅값으로 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이미 수차례 개교 시기가 미뤄졌는데, 토지주와의 협상이 답보상태를 이어가면서다.
김광수 제주교육감도 개교가 또 연장되면 사실상 신설 목표였던 과밀학급 해소 문제가 자연적으로 사라져 의미가 없다며 전면 재검토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학생이 늘어나는 시기를 지나쳐 다시 줄게 되는 시점에 개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은 20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해당 지역에 중학교가 없기 때문에 신설해야 하는 의미는 남아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서부중 예정 부지는 전체 4필지로 2만6020㎡ 규모다. 이 중 전체 부지의 33%인 2필지 8806㎡ 매입을 완료했다.
나머지 약 70%에 이르는 1만1766㎡와 5448㎡ 등 2필지 매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토지주들과 도교육청 간 가격 간극이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토지주는 감정평가액보다 다소 높은 금액을 원하는 입장이 강경해 사실상 올해 내 매입은 힘들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토지주들과 여러 차례 만나 협의했지만,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공공개발에 따른 강제수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해당 부지는 외도동 주민들이 의견을 낸 지역을 도교육청이 받아들이면서 결정된 건데, 당시 주민들은 강제수용은 말아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광수 교육감 역시 강제수용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도동 주민들 사이에선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체 부지를 구해도 기존에 매입한 부지와 맞교환이 가능한지 여부도 불투명하고 행정절차도 재이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서부중 신설은 앞서 2016년 10월 처음 추진됐다. 당초 과밀학급 해소 등을 위해 2022년 개교를 목표로 세웠지만 부지 확보가 안 되면서 전임 교육감 시절부터 2024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개교 시기가 늦춰졌다.
김광수 제주교육감 당선 당시 2026년, 취임 이후인 현재 2027년까지 개교를 미룬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올해 내 부지 매입이 완료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내 남은 2필지 매입은 난망한 상황"이라며 "내부에선 서부중 설립이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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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