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정비사업 4구역 건물 붕괴 참사를 초래한 계약 비위 중심에 선 브로커 문흥식(62)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정민 부장판사는 28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문씨에게 징역 4년 6개월과 추징금 9억 7000만 원을 선고했다.
문씨는 선배 이모(75)씨와 공모해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재개발 조합과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철거업체 한솔·다원이앤씨와 효창건설 대표들로부터 8차례에 걸쳐 5억 9000만 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씨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홀로 각종 하청 공정별 계약 관련 청탁·알선 활동에 나서 한솔기업 등 업체 3곳 관계자 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7억 원을 챙기거나 하청 수주 업체 간 담합 행위에 가담해 공정한 입찰 경쟁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문씨가 '조합장과 친분 등을 이용해 조합이 발주하는 공사를 맡게 해주겠다'며 조합 공사·계약에 각종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재판장은 각종 기록과 증언 등을 토대로 문씨의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장은 "문씨가 청탁·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의 공정성·투명성을 저해한 점, 공사 수주 비리가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는 점, 수사 단계에서 90일 동안 해외로 도주하고 혐의를 부인한 점, 동종 전과가 있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학동 4구역 내 주요 하청 철거 계약 구조는 ▲일반 건축물(재개발조합→현대산업개발→한솔·다원이앤씨→백솔) ▲석면(조합→다원·지형이앤씨→대인산업개발→해인산업개발) ▲지장물(조합→거산건설·대건건설·한솔) ▲정비기반 시설(조합→효창건설·HSB건설)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문씨 등 브로커 4명을 거쳐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 행위(허위 입찰 포함)가 이뤄지면서 공사비가 대폭 줄어 부실 철거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조직 출신 의혹을 받는 문씨는 2007년 학동 3구역 재개발 공사 철거 업체로 선정해주겠다고 속여 특정 업체로부터 6억 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가 2012년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지난해 6월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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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