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구타 사망' 윤일병 유족, 국가 상대 손배소 최종 패소

가해병사 상대 청구는 인용…4억1000만원 배상 판결

군대 내에서 구타를 당해 사망한 '윤일병'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폭행의 주범인 가해병사의 배상 책임은 대법원에서도 인정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윤 일병 유족 4명이 가해병사 이모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윤 일병은 2014년 3월 육군 제28사단에서 병장이었던 이씨를 비롯해 병장 하모씨, 상병이었던 다른 이모씨와 지모씨에게 가혹행위와 집단 폭행을 당한 뒤 같은해 4월 숨졌다.

조사 결과 이씨 등은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종교행사에 못 가게 강요하거나 침상에 던진 과자를 주워 먹도록 하는 등의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 등은 윤 일병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자, 그 동안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밝혀질 것을 우려해 피해사실이 적혀 있거나 범행과 관련된 윤 일병의 소지품을 버리기로 공모한 뒤 수첩, 스프링 노트 등을 분리수거장에 버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냉동 음식을 먹다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고 의료진에게 진술하고, 조사 과정에서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검찰은 당시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쇄에 따른 질식사'라고 밝혔다가 군인권센터의 폭로 후 뒤늦게 '과다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좌멸증후군' 등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유족들은 국가와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2017년 4월 제기했다.

1심은 "당시 군 수사기관의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가 주의의무를 위반해 위법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국가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다만 가해병사 이씨의 배상책임은 인정했다. 1심은 윤 일병의 부모에게 각 1억9953만여원을, 윤 일병의 누나 2명에게 각 5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씨가 유족들에게 1심과 같이 총 4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윤 일병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을 1심보다 한 달 앞당겼다.

한편 이씨는 파기환송심을 거쳐 징역 40년을 확정받았다. 아울러 병장 하씨와 상병 이씨, 상병 지씨에게 각 징역 7년, 하사 유씨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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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