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9·19 합의로 강릉서 미사일 발사"
野 "늑장 대응, 축소 은폐…국민 불안"
합참의장 "최고 지휘관인 제 책임 커"
자체 핵무장 언급, 日 연계 우려 지적
여야가 현무-2 미사일 낙탄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 측은 문재인 정부 시절 사격장 이전 문제를 이번 사고의 근본원인으로 꼽았고, 야당 측은 사고 후 군의 대응을 도마위에 올리며 은폐 가능성을 조명했다.
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등 국정감사에서는 현무-2 미사일 낙탄 사고가 여야 위원 주요 논쟁 지점이 됐다. 사고 대처 지적엔 한 목소리였지만, 책임과 배경을 두고선 이견이 표출됐다.
여당에선 한미의 미사일 발사가 고성 마차진 대공 사격장 폐지로 인해 강릉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안보 불안이 야기된 것이라는 취지 주장으로 읽힌다.
먼저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번에 낙탄이 발생한 현무-2C에 대해 "전력화된 것은 문재인 정권 때"라고 지적했다. 또 "2017년 9월엔 현무-2A형 비정상 낙탄이 있었다. 그때 문재인 정부 안보 공백 공세한 적이 있었나"라고 했다.
또 강릉 지역에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마차진이란 위험성도 없고 안전한 사격장이 있는데, 왜 인구 밀집지구로 옮겼나"라며 "9·19 합의 자체가 군사적으로 우리 발목을 묶는 것이지만 그래도 마차진 사격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문재인 정부가 우격다짐으로 강릉으로 옮긴 것"이라며 "최초 강릉 사격은 문재인 정부 때 했다. 전엔 안 하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강릉에서 처음 쐈다는 것도 잘못됐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강릉에 떨어진 건 안전장치가 돼 있다. 불안 조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됐다"며 "떨어진 게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얘기하지 않은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왜 미사일을 강릉에서 발사했나. 마차진에서 하다가 9·19 합의 때문에 강릉으로 온 것이다. 전 정부에서 한 것"이라며 "무기 불발탄이 한두 발인가. 전 정부에서 강릉에서 온 이런 부분을 재조정하겠다고 얘기하면 될 게 아닌가"라고 했다.
야당 측에선 낙탄 발생 후 보고, 전파 문제를 지적하면서 은폐 소지가 있다는 등 질타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대북 선제타격을 한다더니 대한민국을 선제타격한 건가"라며 현무-2 낙탄 후 에이태큼스 발사를 단행한 점에 대해 "은폐하려, 숨기려, 정상 진행됐다고 하려한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국민 머리 위에 현무-2 미사일이 떨어진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늑장 대응과 축소 은폐"라며 "압도적 대응을 한다고 하니 국민 안전보다 압도적 대응에 중점을 둔 게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또 "현무-2 사고가 났는데 왜 바로 강릉이나 주변에 알리지 않았나"라고 지적하자 김승겸 합참 의장은 "심야 시간이었고 부대 내 문제, 화재가 없었다. 좀 더 적극 조치했어야 했다"고 답변했다.
다시 김병주 의원은 "사격이 계속되니 시민들은 전쟁난 것으로 오인하고 불안에 떨었다"며 "발표도 아주 지엽적인 것만 했다. 그러니 감춘다, 축소한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은 현무-2 낙탄 보고, 지시 경위를 추궁했다. 합참은 작전본부장 차원에서 사고 관련 국가안보실 보고가 이뤄졌다고 했다. 대통령 지시 사항 여부에 대해 합참 측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영배 의원은 "한미 연합 작전이고, 민가에 떨어져 큰 일 날 뻔한 사고가 아닌가. 강릉 주변엔 화력발전소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아무 지시가 없었다면 정상적인 안보 상황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타했다.
설훈 의원은 마차진 사격장 사용에 대해 "북측이 하는 짓을 보면 용인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인데 거꾸로 왜 그러는지 속내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마차진을 쓰면 긴장 격화를 시켜려는 것", "대한민국에 이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회 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김영배 의원은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다. 사실상 안보 공백이었다. 잃어버린 7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멍 난 상태로 7시간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에 대해 "보고는 했지만,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보고를 드린 것이 문제라고 본다"며 "책임질 것이 있으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합참의장도 군 최고 선임자고, 대표자고, 군령권자이며 최고 지휘관이다. 그 지휘관이 제대로 조치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군통수권자 또는 안보공백으로 이어가는 것은 제 책임 못해서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여야는 안보 대응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한미일 군사 연계 등 방식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였다. 일부 여당 의원은 우리의 자체 핵무장 관련 언급을, 야당 측에선 일본 군사력의 한반도 진출 우려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전작권 전환 얘기는 맞지 않다", "사드 추가 배치를 다른 눈치 보지 말고 해야 될 때가 됐다", "한미일 대잠 훈련을 했지만 공해상이라 한일 연합 작전을 한다 해도 시비 거리가 없다"는 등 주장을 했다.
또 "미국 MD(미사일 방어체계)에 가입해야 한다", "SM3 무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핵무기에 대한 준비가 돼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 현무-2, 에이태큼스를 쏜다. 그것에 대해 북한은 코웃음 밖에 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임병헌 의원도 "북한은 수백㏏의 전략핵무기, 소형화된 전술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전략적 다양성을 확보했다"며 "우리도 주권국가로서 자주적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사드는 고정형이라 중국, 북한을 향해 있을 수밖에 없지만, SM3는 360도 회전이라 시비 걸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은 일본에 대해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에 우리가 이해할 수준의 사과를 하지 않았고, 독도 영유권을 우기는 상황"이라며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받고 보통국가, 군사대국화를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자위대를 독도 근해에서 합동훈련에 참가하게 하면 정식 군대로 인정한 게 아닌가.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분명히 있지 않나"라며 "왜 하필 독도 근해에서 이런 작전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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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