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루 만에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 사태와 관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27일 오후 본회의 직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순신 논란을 이미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대통령실의 의뢰를 받는 경우에 한해 기계적·1차적 검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증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 상세히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처럼 본인이나 가족의 민사, 행정소송 같은 송사 문제는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를 걸러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관계기관 등과 잘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질문지를 구체적으로 한다거나 법원 판결 등 본인의 동의를 받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직후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면서 "음지에 있던 인사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 투명성을 높이고, 감시가 가능한 통상의 시스템 하에 두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공직 후보자 1차 검증을 맡은 법무부가 정 변호사에 대한 1차 검증 여부조차 밝히지 않으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해당 사건이 이미 5년 전 언론에 보도된 데다, 대법원까지 간 소송전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실책이란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자녀 학교폭력으로 논란이 커지자 지난 25일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