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에 취약한 우리나라, 왜?…"DMZ 방역해야 박멸"

고양·김포 등 DMZ 인근 지역 탐사 결과
말라리아 환자 수 한·중·일 중 가장 많아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동북아 3개국(한국·중국·일본) 중 가장 많다. 국내에서 말라리아를 근절하려면 주요 매개체인 얼룩날개모기를 없애기 위한 방제 작업을 비무장지대(DMZ)의 깊은 산림 하천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의과학과 여선주 교수팀이 2022년 5∼9월 DMZ 인근 고양시 3개 마을, 김포시 2개 마을에서 얼룩날개모기 번식지를 탐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 유충의 새로운 번식지가 DMZ 인근 숲 개울에서도 발견됐다. 깊은 산림지대(인간 거주지에서 100m 이내)와 산림 하천에서도 말라리아 유충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국내 말라리아 매개체를 근절하려면 DMZ 내 전 산림지역에 대한 방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기 매개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2020년 385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21년에는 20여 년 만에 최저치인 294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88명 이상으로 다시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말라리아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도는 DMZ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다. 지난해 경기도 인구 10만명 당 말라리아 발생률은 2명 이상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말라리아 환자 수는 한·중·일 동북아 3개국 중 가장 많다. 1940년대 연간 3000만 건의 말라리아 발병 사례가 있었던 중국은 2021년 6월30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말라리아 퇴치 인증’(malaria-free certification)을 받았다. 일본의 말라리아 발생률은 2017년 '말라리아 제로 2030'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매년 20건 이하로 급격히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 10년 간 범정부적인 말라리아 퇴치 노력의 결과 말라리아 환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발생 건수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가 400명 이상으로 집계돼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질병청은 2024년 WHO의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기 위해 힘쏟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 출판 웹사이트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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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