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신도 성폭행 혐의 정명석 구속 만기 전 '선고' 강조

재판부 "신속한 재판 위해 피고인 측 증인 신청 대폭 줄여달라" 요청
피고인 측 "검찰과 증인 신문 시간 차별 두는 것은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부적절"
오는 21일 피고인 측 증인 신문 후 3~4월 사이 피해자 2명 신문 진행 예정

재판부가 외국인 여성 신도들을 지속적으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JMS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77)씨의 구속 만기를 고려해 신속한 재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7일 오후 2시 230호 법정에서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2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1명에 대해 증인 신청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보류되지 않은 증인은 피해자 중 1명의 전 남자친구며 본인 의사에 따라 공개 재판으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보류된 증인은 과거 JMS에서 활동했으나 현재 탈퇴해 어렵게 일상을 찾았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진술 녹음을 거절할 정도로 신분 노출을 우려하자 검찰은 증인 신청 보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씨 측 변호인은 해당 증인이 JMS를 탈퇴한 지 오래됐고 가장 객관적인 증인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검찰 측에서 증인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피고인 측 증인으로 소환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재판부는 본인이 증인으로 출석하기 꺼리기 때문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정씨에 대한 구속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씨가 구속 기간 내에 선고까지 진행하기 위해 신속한 재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씨 측 변호인들은 “검찰과 달리 피고인 측 증인 신문 시간을 총 3시간밖에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며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보장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피고인 측에서 신청한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에서 증언을 들어봐야 한다”라며 “신청할 증인 20여명에 대해 신청 취지를 정리해 제출하며 재판부에 부담가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나 판사는 “정씨의 특수성이 있어 일반적인 사건과 같이 고려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며 “피고인 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증인을 먼저 신문한 다음 피해자 2명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는 것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오후 2시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이번 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께 피해자 2명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씨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 등지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A(28)씨를 총 17회에 걸쳐 강제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8년 7월부터 5개월 동안 같은 수련원 등에서 호주 국적 여신도인 B(30)씨를 5회에 걸쳐 강제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세뇌, 자신의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씨는 과거에도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에 출소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충남경찰청에 한국 여성 신도 총 3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또 독일 국적의 한 여성도 추가로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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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