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 비리 얼룩…국회 법개정 `뒷짐' 책임론 비등

법개정 안돼 현직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재연
후보 검증 불가, 손발 묶이면서 고질적 불법행위 판쳐
경찰 선거법 위반 수사 100건 넘어서 "당선 무효형" 주목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 `돈선거' 의 오명을 지우지 못하게 됐다.

비리로 얼룩진 구태가 되풀이되면서 법 개정 등에 뒷짐을 진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다.



올해도 불합리적인 선거제도가 고쳐지지 않아 현직 조합장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선거였다는 평가다.

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이번에도 공직 선거와 달리 후보자 본인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고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에 불과한데 선거운동도 명함 배부와 전화 등으로 제한적이었다.

후보가 유권자 집을 방문할 수 없고 농·축협 특성상 논이나 밭, 축사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도 방문이 금지됐다.

토론회도 금지돼 공약 검증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후보들의 손과 발이 묶이면서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을 넘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투표소로 향하면서 일부 선거구에서 고질적인 불법행위가 판을 쳤다.

특히 일부 선거구에서는 금품을 제공하다가 적발되는 등 돈선거가 횡행했다.

광주·전남에서 선거법 위반 관련 수사가 100건을 넘어섰다.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경찰은 이번 조합장 선거일인 이날까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 관련 사건 18건을 수사 중이다. 법 위반 유형별로는 ▲기부행위 14건(18명) ▲사전선거운동 2건(4명) ▲호별 방문 1건(1명) ▲기부행위·호별 방문 1건(1명) 등이다. 2건 이상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를 제외하면 총 23명이 수사 대상이다.

전남경찰청 역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거일인 이날까지 총 61건에 대해 89명이 수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전남 지역 선거법 위반 사례는 중복 혐의를 포함해 ▲기부행위 41건(60명) ▲허위 사실 유포 10건(14명) ▲사전선거운동 3건(6명) 순이다. 기타 위반 사례도 7건(9명)이다.

위탁선거법 위반 사건은 선거일로부터 6개월 안에 공소 제기가 돼야 한다. 오는 9월 8일까지다. 경찰은 선거가 끝나면 기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합장 선거 개표 결과 당선인이 확정돼도 선거운동 기간 전후 벌인 불법 행위로 상당수는 당선 무효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위탁선거법(70조)은 당선인이 이 법에 규정된 죄를 저질러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당선인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 해당 관련 법령을 어겨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을 때에도 당선이 무효된다.

전남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처럼 예비후보자 제도, 합동연설회 부활과 공개토론회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면서"부정선거를 부추기는 조합장이 갖는 과도한 권한의 축소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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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