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폭탄 시작된 '청량리' 역전세난 심해질듯

청량리역 역세권 개발 3대장 줄줄이 입주
5월 그라시엘·7월 롯데캐슬 합쳐 2600가구
입주 봇물에 인근 구축 호가도 끌어내려
전세 수요 급감 속 단지들 역전세난 심화

 신규 입주가 몰린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금리인상으로 전세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새 아파트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220가구 규모의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현재 전세매물이 40여건 수준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금리 부담, 월세 선호 등으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면서 전세 매물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 수억 원 이상 떨어진 가격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경우 최저 호가가 4억8000만원이다.

인근 구축 단지인 래미안크레시티 84㎡가 이달 5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인 셈이다.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달라고 전화가 왔다"면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5억5000만원이었던 시세가 지금은 5억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당분간 동대문구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링턴플레이스(220가구)와 함께 청량리 역세권 개발 3대장으로 불리는 한양수자인그라시엘(1152가구)과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 입주가 오는 5월과 7월 잇따라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 3개 단지의 입주 물량이 2791가구에 달한다. 한동안 입주가 없었던 동대문구에 대규모 입주 폭탄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올해 강남구(4646가구), 서초구(3470가구), 은평구(3359가구)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청량리동 B공인중개 관계자도 "오는 5월부터 한양수자인을 시작으로 입주가 본격화되니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그런데도 매물이 너무 많아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단지 전세가격이 급락하자 인근 구축단지 호가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신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021년 10월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지만 최근엔 호가가 4억원으로 떨어졌다.

청량리동 홍릉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84㎡도 작년 초 5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맺어졌지만 최근 호가가 4억원으로 떨어졌다.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어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겠다고 연락이 왔다"라면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5억5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5억원이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셋값이 급락하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되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청량리동의 C공인중개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끝난 세입자들이 나가거나 전세 보증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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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