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파산법률사무 처리한 법무사
1심 유죄 판결 뒤 법무사법 개정됐으나
대법 "변호사법 바뀐 것 아냐" 상고 기각
변호사가 아닌데도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사무를 취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무사에 대해 벌금형이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3)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
A씨는 변호사가 아님에도 광고를 통해 의뢰인을 유치한 뒤 수임료를 받고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사무를 취급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사인 A씨는 사건 신청 대리뿐 아니라 문서작성 및 제출 등 포괄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의 사무실 사무장인 B씨도 여기에 공모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가 처리한 사건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 9건으로 조사됐다. A씨는 그 대가로 820만원을 받아 B씨와 나눠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피고인이 법무사로서 권한을 넘어 비송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며 변호사법을 위반해 비난가능성이 높다. 다만 취득한 이익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후 법무사법 제2조가 개정되면서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 사건의 신청 대리'가 들어가게 됐고, A씨 측은 법 개정에 따라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소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따르면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면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개정법에 따르더라도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해당 사건의 신청을 대리하는 것에 한정될 뿐, 신청 및 수행 등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대리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A씨가 언급한 형사소송법 조항이 이번 사건에 아예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무사법 제2조 개정은 변호사법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