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추진 중인 선거제 개편에 여야 입장이 갈리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전원위원회 구성 및 논의가 원활히 진행될 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 모두 당내외 현안에 대응하다보니 당론 채택 등 뚜렷한 입장을 정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선거제 개편안이 존재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큰 관건은 의원정수 확대와 지난 총선 때 드러난 위성정당 문제 해소로 볼 수 있다. 의원 개개인이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인만큼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해야하는 상황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자문위원회에서 전달받은 선거제 개편안을 전원위원회에 올려 국회의원 전원이 논의해 합의안을 도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정치관계법개선소위는 지난 17일 세 가지 개편안을 전원위원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소선거구제 253석+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 97석, 총 350석 ▲소선거구제 253석+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 97석, 총 350석 ▲도농복합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 총 300석 등이다.
소선거구제는 현행대로 1개 지역구당 1명의 의원을 뽑는 제도다. 주민이 직접 자기 지역 의원을 직접 선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사표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도농복합중대선거구제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작은 면적에도 인구수에 따라 다수 지역구가 존재하는 반면 지역은 몇 개군을 묶어 하나의 지역구로 묶이다보니 지역대표성을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대안이다. 이를 통해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 비례성까지 확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1안과 2안은 의원정수를 50명 늘리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여론에 반한다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여야 모두 쉽게 추진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국민의힘 내에서는 '의원정수 50명 확대안'을 빼지 않으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구성 예정인 전원위에 불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제도 개혁, 정치개혁을 간절히 바라지만 의원정수 늘리기는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정개특위 가결안 세 가지 중에서도 "저는 3안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권역·병립 비례대표, 의원정수 유지에 찬성한다. 다만 비례정수를 늘리는 건 반대한다. 국회의원이라면 기본적으로 봉사정신과 책임감은 기본이다"라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의원수가 적어서 국회가 안돌아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의원수가 늘어나면 복잡해지고 불안에 빠진다"며 비례대표 폐지와 선거구 개편을 통해 의원정수를 100명 줄여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내 분위기를 전하며 "위성정당을 탄생시켰던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선 고쳐야 된다는 게 다수 입장으로 안다. 문제는 대통령이 제시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당에서 어떤 의견이 모아질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도농복합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선 "우리가 보기에는 중대선거구제가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지역구를 줄일 수 있나, 못 줄인다. 아무 대안없이 비례성 높이자는 얘기만 하는데 50석 늘리자 그것도 어렵다. 시작도 못할 것이다. 지역구와 의원정수 건드리지 않은 채 비례성을 개선하는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의원정수 확대를 포함한 선거제 개편이 부담이긴 마찬가지다.
이에 민주당은 현행 300명 정수를 유지하는 안으로 ▲소선거구제+권역별·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선거구제+권역별·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두 가지 결의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어찌됐든 중대선거구제 하는 걸 반대하는 쪽이 강한 것 같더라"면서도 "그런데 그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선하려면 증원이 필요한데 (그게) 안 되니까 무조건 안 되는 걸로 하니 어쩌겠나"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원위를 한다는 건 극단적 양당 체제를 혁파할 수 있는 그런 걸 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다 모여서 악착같이 만들어내자는 건데, 국민의힘은 이미 선을 그어버렸다. 저쪽 당 대표부터 우선 지원 없다, 더 줄이자 이런 상황 속에서 늘리자는 얘기가 힘을 못 얻으면 갈 길이 거의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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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