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여진…여당 "이재명, 외교문제까지 방탄" vs 야당 "최악 굴종외교"

국힘 "국익 걸린 외교…李, '매국의 죄' 더할 건가"
민주 "日에 한마디도 못하고 국민에 성과 운운"

여야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방일 중 이뤄진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한일정상회담 비판을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용'으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대일 외교를 '역대 최악의 굴욕'이라고 깎아내리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1박2일 방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여야는 연일 한일정상회담 관련 논평을 쏟아내며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 국익은 내팽개치고 외교 문제까지 방탄 방패로 쓰나"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자위대 군홧발' 운운하며 연일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과 대일외교를 비난하고 있다"며 "마치 나라가 당장이라도 일본에 넘어갈 것처럼 호들갑"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 대표의 속셈은 뻔하다"며 "정쟁화로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또 다른 방탄 방패로 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역 토착비리 범죄 혐의자가 갑자기 애국 투사로 보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까지 지은 죄에 더해 국익이 걸린 외교마저 방탄 방패로 쓰는 '매국의 죄'까지 더하려 하나"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윤 대통령이 국익외교를 위해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시작된 '빈집털이'가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상외교 일정 하나하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말꼬리를 잡겠다는 것인지 하는 행태가 '초딩'도 울고 갈 만큼 '좀스럽고 민망한 수준"이라고 했다.

김기현 당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생을 놓고 '잘하기 경쟁'을 하자던 이재명 대표가 12년 만의 한일정상회담을 폄훼하고 나선 것은 제1야당 대표로서 너무나 가볍고 무책임한 선동이 아닐 수 없다"며 "큰 유감이다"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여전히 구한말식 '죽창가'를 외치며 '수구꼴통' 같은 반일 선동질에 매달리고 있으니 그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일 관계 정상화는 북핵 도발과 중국 위협을 저지하고 경제에 새 활력을 주는 마중물과 같다"며 "이같은 국제 정세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역행하려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무책임한 국내 정치용 '닥치고 반일' 행태는 국익에 손실만 끼칠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김기현 지도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 협의회에서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강제징용 제3자변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고위 당정협회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이 상호 '화이트리스트'의 원상 회복에 합의한 바, 양국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 법령개정 등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완전 정상화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간 경제안보대화 신설, 한일 차관 전략대화 재개를 위한 상호 의견 조율 등 실무 절차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치인들에겐 말 한마디 못하고 국민에겐 성과, 결단을 운운하니 기막히다"고 꼬집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부와 대통령실이 아무리 자화자찬을 늘어놔도 역대 최악 굴종외교, 조공외교를 가릴 수는 없다"며 "국민을 얼마나 우롱하려 이런 뻔뻔한 소리를 하나. 국민을 놀리나"라고 했다.

아울러 "선물을 한아름 안기고 기껏 얻은 게 굴욕적 관계 정상화인가"라며 "일본 총리에게 독도, 위안부 문제 말 한 마디 못하고 강제징용은 부정당하고 일본 청구서만 한가득 안고 왔다"고 했다.

그는 "기껏 만찬에서 폭탄주 말아 마시며 기시다 총리가 일본 정치권에서 술이 가장 센 것 아니냐고 묻는 게 정상외교냐"며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일본마저 한국이 내놓은 결과에 깜짝 놀라며 이렇게 하면 우리 정치가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윤석열 정부를 걱정할 정도"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무엇이 아쉬워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이런 굴욕을 감수하란 건가"라며 "참사로 점철된 정권이 굴종적 한일 정상회담으로 역사까지 참사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욕설 외교로 국격을 추락시킨 것도 부족해 조공외교로 국익과 국민 자존을 팔아먹었다"며 "국민은 나라 팔아먹는 영업사원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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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