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빚 갚아주고 결혼 비용 낸 예비 신부
경제관념이 부족한 예비 신랑과의 파혼을 고민하게 됐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파혼 생각 중이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나는 연봉이 7000(만원), 남자친구는 3800(만원)이다. 우리 부모님은 노후 준비가 다 되어 계시고 남자친구네는 안 되어 있다"며 "남자친구는 운전을 못 하고 나는 차가 있고 운전을 한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사귀는 중에 남자친구에게 4500만원 상당의 빚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헤어지려다 붙잡혔다"며 "2년이 지난 지금 우리 집에서 1100만원 정도를 줬고, 남자친구가 사기 당한 돈도 받아낸 뒤 다달이 갚아서 700만원쯤 남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학자금 이자 300만원을 더해 남은 빚이 1000만원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A씨는 결혼 준비에 필요한 비용을 대부분 자신이 지출했다고도 밝혔다. A씨는 "예식장 계약금과 중도금 400만원,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270만원, 남자친구의 맞춤 정장값 220만원까지 내가 냈다"며 "앞으로 들어갈 신혼여행과 집, 가전 등의 비용도 내가 지불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A씨는 "우리 부모님이 드시던 비타민이 다 떨어져서 해외 직구로 사드리려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자신들이 시킬 테니 돈을 아끼라고 하셨다. 정신이 번쩍 들더라"며 "내 취미도 다 포기하고 부모님께 비타민도 못 사드릴 정도로 눈치 보며 답답한 상태인데 정작 남자친구는 자기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조카들의 생일 선물과 어린이날 선물을 잔뜩 사주자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전엔 결혼 전까지 빚 털어내고 내가 더 열심히 벌겠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가 '가족들 용돈은 절대 포기 못 한다', '서운하다'고 하는 걸 보니까 답이 없는 것 같다"며 "오늘 저녁에 계획 좀 들어보고 계속 용돈을 고집하면 파혼 통보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혹시 빚으로 시작한 분들은 행복하게 살고 계시냐. 잘 해결되셨냐"며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에 네티즌은 다양한 의견을 표했다. "연봉 이전에 경제관념의 문제다. 경제적 개념이 없는 사람들은 그런 습관을 못 고치더라", "남자 쪽에서 결혼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얼마를 버는지와 별개로 자기 빚은 스스로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나도 비슷한 경우여서 고민했지만 우리 남편은 항상 미안함을 느끼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려고 노력했다. 돈 이전에 사람의 됨됨이가 가장 중요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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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