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봄비' 광주·전남 오랜 가뭄 속 숨통 트일 듯

광역상수원·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소폭 상승 전망
함평·순천 잔불정리에 도움, 산불 위험 큰 폭 하향

 광주·전남 곳곳에 반가운 봄비가 내리면서 오랜 가뭄 속 숨통이 트였다. 연일 건조한 날씨 속 산불 예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5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완도 123.9㎜, 진도 116.3㎜, 장흥 87.2㎜, 강진 73.1㎜, 순천 70.2㎜, 해남 69.1㎜, 광양 64.8㎜, 고흥 62.3㎜, 목포 60.6㎜, 광주 47㎜, 여수 46.9㎜, 영광 43.5㎜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비는 오는 6일 오전까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전남 동부권 20~80㎜, 광주와 전남 서부권엔 10~50㎜다. 전남 동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00㎜ 이상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비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뭄을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30년 만의 제한 급수 위기에 놓인 광주 주요 식수원 저수율은 이날 오전 동복댐(화순) 18.5%다. 전날 자정 기준 18.28%에서 저수율이 소폭 올랐다.

광주와 전남 지역 수돗물 공급원인 주암댐(순천·조절지 포함)도 20.3%로 전날 대비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는 수면 위에 떨어지는 비의 양만 반영된 것으로 곳곳에서 흘러온 빗물이 댐으로 유입되면 저수율이 더 오를 전망이다.

전남 지역 다른 광역상수도 수원지인 장흥·평림·수어댐도 큰 변화는 아직 없지만 저수율이 소폭 늘 것으로 전남도는 내다 봤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수원지별 저수율은 수어댐 62.8%, 평림댐 29.5%, 장흥댐 28.8%다.

도는 실개천과 강을 통해 빗물이 저수지까지 유입, 저수율이 더 오르려면 최소 이틀에서 닷새 가량은 더 걸릴 것으로 봤다.


농업 용수를 공급하는 4대호(광주·나주·장성·담양호)의 저수율 역시 지난달보다는 오름세다.

이날 오전 기준 저수율은 ▲광주호 73.1% ▲나주호 36.8% ▲장성호 39.4% ▲담양호 32.6%이다. 평년 대비 각각 80.1%, 63.4%, 58.2%, 53.9% 수준이다.

한 달 전인 3월 6일 저수율은 광주호 68.9%, 나주호 36.4% 장성호 38.3%, 담양호 31.9% 이었다. 농업 용수원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저수용량이 큰 나주호를 제외하면 3월 중 잇따라 내린 봄비가 저수율에 긍정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비는 지난 3일 발생해 하루 만에 겨우 끈 함평·순천 산불의 마무리 잔불 정리에도 큰 도움이 됐다.



연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높아졌던 산불 위험도 낮아졌다. 광주와 전남은 지난 3일 산불 위험이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나타났으나,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전날 오후 5시 전후 전역이 '낮음'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100㎜ 이상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처음이다. 가뭄 해소에 일부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오는 6일 오전까지 이슬비가 내리면 비 구름대가 대부분 해소되고 당분간은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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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