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60㎡초과~85㎡이하) 전년대비 8.58% 하락
대형(135㎡초과) 집값 변동률 -3.14%로 가장 선전
"이번 하락 부동산 룰 깨져…상식 항상 통하진 않아"
전국 아파트 값의 하락세가 대형 평형보다 중소형 평형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중소형(60㎡초과~85㎡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1.658로 총 다섯개로 나뉜 면적 중 가장 낮은 지수를 보였다.
중소형 평형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집값이 8.58%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두 번째로 하락폭이 큰 평형은 전용면적이 85㎡초과~102㎡이하인 '중형'(91.679)으로 전년 동기 대비 집값이 8.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세는 면적이 넓어질 수록 더 줄어들었다. 중대형(102㎡초과~135㎡이하) 아파트는 매매가격지수가 94.229로 전년 동기 대비 집값이 6% 떨어졌으며, 가장 큰 평형인 대형(135㎡초과)은 지난해 3월보다 3.14%만 떨어져 가장 적게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아파트는 대형 아파트에 비해 실수요가 탄탄하고 투기수요는 적어 비교적 안전한 부동산 재테크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하락기에는 대형 평형보다 중소형 아파트에서 더 심한 급락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된 2030세대의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하락기에 부동산 재테크 룰이 깨진 이유는 중소형이 주택시장의 주역으로 급부상한 2030세대의 '영끌''빚투'나 갭투자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라며 "MZ세대가 적은 돈으로 투자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대안은 중소형 아파트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락기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 감소도 중대형 평형 선전의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입주 물량이 적으면 대외 충격에도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입주한 전용 85㎡ 초과평형은 전체의 5.4%에 그쳤다. 이는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1990년 이래 최저 기록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0년의 33.7%와는 무려 28.3% 차이가 난다.
박 위원은 "중소형 아파트의 급락과 대형 평형의 선전에서 보듯 우리가 알고 있는 부동산 상식은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본이득을 위한 집단적 우상향 기우제의 대상이 되면 '변동성 쇼크'가 심하게 나타나 오를 때도 많이 오르지만 내릴 때 그만큼 더 많이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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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