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가 지휘한 '브레멘 필하모닉' 첫 내한…서울·부산·대구·세종 투어

독일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브레멘 필하모닉'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브레멘 필하모닉은 한독 수교 140년을 맞아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22일 부산 문화회관, 23일 세종예술의전당, 26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음악감독 겸 수석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가 투어를 이끌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한다.



그림 형제가 쓴 동화의 제목 '브레멘 음악대'로 친숙한 브레멘 필의 역사는 200년이 넘는다. 1820년으로 브레멘 대성당 오르간 연주자 빌헬름 프리드리히 림이 창단한 '브레멘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1825년 설립된 브레멘의 '프라이빗 콘서트 소사이어티'에 의해 창설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전신으로 한다. 1933년 주립 오케스트라로 승격되며 브레멘 주립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고, 2002년부터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브레멘 필은 이번 내한에서 '올 브람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브람스의 역작으로 꼽히는 '독일 레퀴엠'이 1868년 작곡자 본인이 지휘로 브레멘 필에 의해 초연됐기 때문이다. 브레멘 필은 오늘날까지 브람스와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있으며 많은 무대에서 특별한 요청을 받고 그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브람스가 남긴 유머러스함과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자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대학 축전' 서곡으로 시작된다. 이어 한국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솔리스트 임지영과 문태국이 연주하는 '이중 협주곡'으로 이어진다.

기교적으로 난곡에 속해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두 협연자가 대화하듯, 때로는 충돌하듯 주고받는 듯한 연주가 감상의 가장 큰 포인트다. 이 작품은 브람스의 오랜 절친인 요제프 요아힘과 첼리스트 로베르트 하우스만을 위한 작품이었다. 브람스가 요아힘의 이혼으로 인해 서먹해진 상황에서 화해의 뜻을 전하기 위한 선물로 작곡해서 '화해의 협주곡'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연 후반부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이 선보인다. '독일 레퀴엠'을 초연했던 오케스트라에 어울리는 묵직하고 비장미가 흐르는 작품이다.


브레멘 필하모닉과 문태국, 임지영은 한국을 찾기 전 독일 브레멘주의 디 글로케홀에서 오는 16~17일(현지시간) 먼저 공연을 갖는다.

이 공연은 첼리스트 문태국에게는 국내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는 해외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다. 문태국은 "어렸을 때 독일에 처음 갔을 때 브레멘을 방문했다"며 "어릴 적부터 브레멘 음악대 이야기를 들어와서 그런지 다른 도시들보다 더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다"고 했다. 이어 "브람스 이중 협주곡은 애정하는 곡이기도 한데 깊은 역사를 가진 브레멘 필하모닉과 마에스트로 레토냐와 함께 연주하게 돼서 더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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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