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노면' 때문에 물 건너간 대통령기 사이클경기대회

개보수 전남사이클경기장 트랙 노면 굴곡 심해 경기 불가
전남도 26억원 들여 개보수 했지만 공사 하자로 준공 연기
20년 넘게 대통령기 대회 유치한 나주 스포츠 마케팅 찬물

26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한 사이클 벨로드롬 경기장 트랙 노면이 울퉁불퉁해 올해 대통령기 전국사이클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벨로드롬은 달리는 트랙 곡선의 코스 코너를 비탈지게 만든 사이클 전용 경기장을 말한다.



13일 전남자전거연맹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제40회 대통령기 전국사이클대회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나주에 위치한 전남사이클경기장 벨로드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트랙 노면 불량으로 개최가 어렵게 됐다.

이 대회는 벨로드롬 경기장이 위치한 나주에서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한 해 쉰 2021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23년째 열릴 예정이었다.

매년 대회가 열리면 중·고·대학·실업팀 선수단과 관계자, 가족 등 5000여명이 나주에 일주일 간 머물기 때문에 숙박업소와 요식업소는 호황을 누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돼왔다.

하지만 실업팀 선수들 사이에선 올해 대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하소연이 나오면서 대회 후원에 나선 나주시는 스포츠 마케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전남도가 올 10월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참가 선수단의 공인 기록 인증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경기장 트랙 경사각을 조정하는 전면 개보수 공사를 추진했지만 하자가 발생하면서다.

26억4400만원(국비 7억9320만원·도비 18억5080만원)이 투입된 해당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23일 완료됐어야 한다.

벨로드롬 경사각 조정 개보수 공사는 원청인 A사가 경험이 없어서 대전에 소재한 전문시공업체 B사가 하도급을 받아 시공했다.

그러나 지난 3월 29일 강진군청 사이클팀이 시험 주행을 한 결과 정상 주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트랙 경사각 노면이 울퉁불퉁 한 하자가 드러났다.

이러한 노면 굴곡은 트랙을 달리는 선수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전남도는 올해 대통령기 사이클대회 개최 차질에 대해 최대한 재보수공사를 앞당겨 올 8월에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대회를 차질 없이 치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10월 예정된 전국체전도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트랙 노면을 비롯해 각종 안전관련 시설물을 전면 보수하고, 노후화된 경기장 미관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하자가 발생한 트랙 노면은 시공업체에서 정밀측량을 진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노면 수평을 맞추는 평탄화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트랙 노면을 고강도 모르타르로 전면 시공했는데 겨울철 공사 기간 기상이 고르지 못한데다 벨로드롬 코너 구간에 응달이 져 노면이 매끈하게 양생화 되지 못한 것 같다"며 "하자가 발생한 트랙 노면은 시공사 부담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보수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관리·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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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