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 입주 앞둔 수분양자 발 동동…수도권 입주율도 '최저’

지난달 미입주 원인 1위 '기존 주택 매각지연'

"집을 내놓은 지 석 달이 다 돼 가는데 두 팀 밖에 집을 보러오지 않았어요"

오는 7월 분양 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둔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고, 잔금 치를 때 보태려고 했는데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는 "청약에 당첨된 후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워놨는데 집값이 떨어져 기존 집을 처분해도 대출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이마저도 팔리지 않으니 하루하루가 초조하다"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A씨처럼 당장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228가구에 그쳤지만 2월에는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7만7490건으로 늘었다.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월 10만건 이하로 떨어진 뒤 4월 10만4380건으로 '반짝' 늘어났지만, 11월에는 5만5588건까지 감소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대대적인 규제 완화 효과로 주택 거래량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2월(14만1764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아파트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7월 647건으로 1000건 이하로 떨어진 뒤 올해 1월 1417건으로 회복됐지만 2021년 1월 거래량(5766건)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택 거래 시장이 여전히 침체 상태를 보이면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최근 입주를 시작한 단지에서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수분양자가 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은 73.6%로 지난 2017년 4월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입주율은 2021년 12월 92.4%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월 규제 완화 영향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3월에는 다시 하락했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45.5%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 29.1%, 잔금대출 미확보 12.7%, 기타 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거래량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입주 전망은 5개월째 개선되고 있지만 당장의 입주율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조강현 연구원은 "입주율이 침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입주전망지수는 5개월 연속 상승했다"며 "실질적인 입주율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와 금리하락, 거래량 증가 등으로 주택사업자들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주율 또한 선행지표인 입주전망지수와 함께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침체 국면이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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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