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KBS 기자 연수 취소, 직권남용"…언론재단 "중대한 과오"

'尹 일장기 경례' 오보 앵커 연수취소
야 "쫀쫀하게 자르면 尹 어찌보겠나"
언론재단 "상당히 중대 과오고 실수"

더불어민주당은 2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BS 기자 해외장기연수 선정 취소 결정이 부당하고 직권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재단은 해당 기자의 실수가 중대하고 사내 경고 등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정관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KBS 해당 기자는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를 사열하는 생방송 화면에서 "일장기를 향해서 윤 대통령이 경례하는 모습"이라며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KBS는 착오를 인지한 뒤 방송 말미에 "실제 일본 의장대는 일본 국기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며 사과했고, 심의실에서는 경고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언론재단은 오는 8월로 예정된 해외장기연수 대상자 명단에서 해당 기자 선발을 취소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그 기자가 잘못을 하고 착오를 했지만, 보도 말미와 9시 뉴스에서 사과를 했다"며 "(선발 취소는) '그래도 너는 끝까지 벌을 받아야 된다'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왔나"라고 물었다. 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문제를 삼으려면 (오보 당사자인) 대통령실에서 삼아야 되는데, 왜 대통령실에서 전화도 안 왔는데 자의적으로 무리수를 띄우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추가질의를 신청해 "사과를 세 차례에 걸쳐 당사자가 했다"며 "언론인이 이 정도 사과까지 했는데 쫀쫀하게 이것 때문에 잘라버렸다면 윤석열 정부를 어떻게 볼 것이고, 언론재단이 알아서 기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선정 취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이사장은 "심정적으로는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며 "상당히 중대한 과오고 실수로, 반드시 양 정상이 가는 어느 곳에나 양쪽 국기가 있지 한쪽 국기만 있는 데는 없다. 그런데 안 보이는 걸 없다고 얘기한 건 본인이 사과했듯 상당히 중대한 실수"라고 입장을 지켰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고 거의 낙인을 찍고 기회를 박탈한 것이고, 무섭기 짝이 없다"며 "언론재단은 '논란과 물의가 빚어진 선정자에 공적자금 지원은 타당치 않다'고 했는데, 살짝 이해가 안 되고 직권남용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표 이사장은 "이 이슈가 한일 양국의 정상회담이고, 그 앵커가 '극단적 정치갈등 속에서 토론의 가치와 앵커의 역할에 대해 1년 동안 연구를 하겠다'고 제출했는데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 주제로 그런 실수를 범한 분을 공적자금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홍익표 위원장은 언론재단이 취소 근거 중 하나로 밝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신청 접수와 KBS 심의실의 경고를 정식 '징계'로 볼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방심위 신청 접수만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인가. KBS는 아직 징계 인사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해당 오보에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가짜뉴스' 공세를 폈다. 언론재단의 독립적 결정에 대한 외압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굉장히 의도성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통령이 일장기에만 경례했다는 반일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며 "이런 갈등 야기자가 '극단적 정치갈등 속 앵커의 역할'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저말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공적자금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지원사업인데, 피땀 흘려 팩트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이 좀더 기자로서의 역량을 더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말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용 의원도 "이걸 가지고 다음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일장기에 손을 얹고 경례했다. 한일정상회담인가 친일정상회담인가'라면서 모 최고위원이 대대적 친일몰이에 나섰다"며 "의도성이 100%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가짜뉴스라고 보고, 더군다나 다른 곳도 아니고 KBS"라고 주장했다.

배현진 의원은 "국회에서 특정 어떤 분을 연수 보내느냐 마느냐가 외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언론재단이 충분히 안에서 숙고한 결정이고, 그 기능에 대해 저희가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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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