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시 막대한 지하수 사용" vs "현 공항 혼잡해 위험"
앞선 도민경청회와 달리 욕설·비난 등 충돌 없이 진행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세 번째 도민경청회에서 찬반 측은 각자의 논리를 내세우며 대립했다. 다만 앞선 두 차례 경청회에서 비방과 욕설로 충돌이 일어난 것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제주도는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3차 도민경청회를 열었다. 경청회는 용역진의 기본계획안 설명, 찬반 대표의견 발표, 플로어 의견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찬성 측 대표의견 발표에 나선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제주국제공항이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어서 도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2공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 부위원장은 "현 제주공항은 동서활주로여서 제주지역의 겨울철 북풍, 여름철 남풍을 옆에서 맞기 때문에 이착륙을 못 해 결항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대 측 대표의견 발표를 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2공항은 제주도 한쪽의 문제라고 하지만 물 문제에 있어서는 제주도 전체의 문제"라며 반대 논리를 폈다.
홍 대표는 "2공항을 지으면서 하루에 1만5000t 지하수를 사용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삼다수 생산을 위한 지하수 취수량의 3배다"며 "동쪽에서 지하수가 모자라면 서쪽에서 끌어다 써야 하기 때문에 제주도 전체 문제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진 플로어 의견 발표에서는 '지하수를 쓰는 농업용수를 용천수와 빗물로 대체해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찬성 의견과 '2공항 건설로 인구 유입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하수와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언급하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특히 이번 경청회는 앞선 두 차례 경청회에서 욕설과 함께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충돌이 벌어지는가 하면 인신공격 등으로 파행을 빚은 것과 관련해 운영 방식을 손질하면서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경청회 파행과 관련해 제주도 측의 운영 미숙 지적이 나온 데다 반대 측에서 제주도를 찾아 운영 방식 변경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는 경청회 시작에 앞서 타인의 견해를 비방하거나 실명을 거론해 모욕하는 발언을 할 경우 1차 경고 후 계속 발언 시 마이크를 끄겠다고 공지했다. 서부지역에서 열리는 경청회인 만큼 이 지역 주민에게 발언 우선권이 주어지기도 했다.
또 경청회 현장에는 도 사회협약위원회, 인권보장증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 관계자가 참석했고, 자치경찰단, 서부경찰서, 서부보건소에서도 나와 질서유지를 도왔다.
경청회는 앞으로 한 차례 더 열린다. 4차 경청회는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다음 달 13일 제주시 동(洞)지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2공항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약 550.6만㎡ 부지에 3200m×45m 활주로 1본과 유도로 2본(폭 23m), 계류장(항공기 44대 주기),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주차장(3432면) 등 시설을 갖춰 들어설 예정이다.
2055년 기준 제2공항 수요 전망치인 여객 1992만명(국내선 1815만명·국제선 177만명)과 화물 12만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준공 시기는 착공 후 5년이다. 총사업비는 6조6743억원으로 계획됐으나 총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안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 후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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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