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급…4개 탄두 장착 미사일 20기 탑재"
미 CNN, "1척으로 북한 전역 파괴 능력 보유"
기본목표는 핵억제와 한국인 안심…상징적 조치
미 CNN은 27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이 발표한 대북 핵억제 노력 가운데 미국의 핵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을 한국에 파견키로 한 대목이 두드러진다고 보도하면서 상징성이 큰 조치라고 평가했다.
CNN은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이지만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한국에 파견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으며 은밀성을 특징으로 하는 핵잠수함의 효용을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CNN이 보도한 핵잠수함 파견의 전말 기사 요약.
▲핵잠수함 별명은 “숫 캥거루(boomer)”
미국이 보유한 14척의 오하이오급 핵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은 워싱턴주와 조지아주에 각각 8척 및 6척 씩 배치돼 있다.
길이 170m, 배수량 1만8000t의 이 잠수함은 ‘숫캥거루’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원자로가 설치된 핵동력 추진 잠수함이다. 77일 동안 해상 작전을 한 뒤 기지로 돌아와 35일 동안 정비한다. “청색”과 “금색” 각 155명 씩 2개 조 병력이 교대 근무한다.
▲장착 무기들
잠수함 1척에 최대 20기의 트라이덴트 II 탄도미사일을 탑재한다. 사거리가 7400km로 태평양과 인도양 및 극지방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바다에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
블레이크 허징거 미국연구센터 연구원은 “군사적으로 볼 때 이 잠수함들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해 북한에 다가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라이덴트 미사일 1기마다 여러 곳의 표적을 각각 공격할 수 있는 4개의 탄두가 장착돼 있다. 따라서 오하이오 핵잠수함은 최대 8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는 잠수함 1척이 북한 전역을 파괴할 수 있는 양이다.
▲한국에 핵잠수함을 보내는 이유
전문가들은 순전히 상징적인 행위에 불과하며 핵잠수함의 군사적 가치를 줄일 것으로 본다.
미 태평양통합사령부 정보센터 작전 책임자 출신인 칼 슈스터 예비역 대위는 “전술적으로 잠수함의 가장 강력한 자산인 은밀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 억지의 가장 중요한 요체 가운데 하나가 불확실성이다. 해군 사령관 출신 대니얼 포스트는 지난 1월 해군연구소 발행 잡지에 쓴 글에서 “핵 보유국의 핵무기 보유 사실과 보유량, 위치와 발사 시점을 적국이 정확하게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 억지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미 핵잠수함은 북한에서 수천 km 떨어진 바다 속 수백 m에 머무르면서 북한이 전혀 알지 못하도록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슈스터 예비역 대위는 한국 항구 기항은 24~48시간 사전 공지돼 훨씬 잘 노출되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하기가 쉬워진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기습 공격을 하려 들 경우 잠수함의 위치와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셈”이라는 것이다.
▲상징성 너머...
미국은 가장 중요한 동맹국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려 한다.
김정은은 지나해 어느 때보다 자주 핵 미사일 시험을 했고 지난해 말 한미의 위협에 맞서 핵무기 보유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도록” 지시했다.
김정은의 위협 때문에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졌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에 반대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 출격을 늘리는 등 핵무기를 자주 보여줌으로써 한국을 안심시키려 노력해왔다.
세종연구소 김정섭 선임 연구원은 핵잠수함 파견이 미국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못박기라고 말했다. “다른 종류의 무기지만 북한에 핵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전략자산이라는 점에서 다른 무기들과 근본적 차이는 없다”고 했다.
한편 미 핵잠수함을 위험에 빠트린다는 점과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핵전쟁이 일어나는 일을 전제로 하는 발언이라며 그런 상황이라면 핵잠수함은 이미 핵 억지라는 임무에 실패한 시점이라며 반박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 대학원의 드류 톰슨 교수는 “핵잠수함의 기본 목적이 억지와 보장”이라며 “핵탄도미사일 잠수함과 같은 전략 무기는 사용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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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