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실언' 논란 김재원·태영호 징계 수위, 비판여론 수습 '관건'

김재원, 최소 당원권 정지 징계 전망
태영호엔 "역사 해석 문제" 신중론

국민의힘이 잇단 설화로 물의를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김기현 대표 체제 새 윤리위가 구성되자마자 첫 회의에서 징계를 개시했지만 실언 논란 후 징계 절차 돌입까지 다소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극우 성향 발언으로 중도와 진보, 호남·제주 등 민심 이반을 야기한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비판 여론을 잠재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징계를 통해 향후 이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느냐, 솜방이 처벌로 징계 시늉만 내느냐가 에 따라 국면이 확 달라질 것이다. 당 안팎에서 읍차마속하라는 요구가 많은 만큼 두 사람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여론도 많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징계에 돌입한 1일 연이은 실언으로 공개 활동을 중단했던 김 최고위원은 약 한 달 간의 자숙을 마치고 공식 석상에 복귀했고 태 최고위원은 4·3 김일성 지시 발언 등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반성의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장은 1일 첫 윤리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징계 개시 결정은 국민의힘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 위한 자체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오는 8일 2차 회의를 열어 당사자의 소명을 듣고 결정한단 방침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12일 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예배 참석을 시작으로 한 달 간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반대한다',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 '제주 4·3은 급이 낮은 기념일' 등 3연타 설화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을 매개로 전 목사와 관계가 부각되면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해야 했다.

잠행 한 달 만에 대외활동을 재개한 김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에 참석해 "당과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들을 찾아가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자진사퇴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최장 3년) ▲탈당 권유 ▲제명 등 4단계로 나뉜다. 대통령실에서도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최소 당원권 정지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김 최고위원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위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개시 이유로 ▲SNS에 JMS(Junk·Money·Sex) 민주당 게시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 두 가지를 들었다. 태 최고위원의 '김구 선생은 김일성 통일전선에 당했다'는 역사 왜곡성 발언은 징계 사유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역사 해석의 문제"라고 말했다.

윤리위가 징계 절차에 속도를 높이면서 징계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내년 총선 공천은 불가능하다. 1년 미만의 당원권 정지를 받더라도 사실상 내년 공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전 징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두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지더라도 타격 받은 당 지지율이 회복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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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