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 '군공항 마라톤 담판'…기대 반 우려 반

시·도지사 첫 만남, 2시간 논의 "많은 얘기 오갔다"
실무협의체, 시·도지사 만남 통해 돌파구 모색 한 목소리
'갈등의 핵' 민간공항 '별도 논의' 동상이몽 해결 과제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과 관련된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10일 첫 공식 회동을 했지만 결과는 '기대 반 우려반'이다.

시·도가 군공항 이전 현안 해결을 위해 한마음 한팀으로 생각하고 뛰기로 손을 맞잡았지만 시·도민이 바라는 통 큰 보따리와 통 큰 결단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 시장과 김 지사가 공동발표문을 통해 큰 틀에서 3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했지만 가장 큰 현안이자 시·도 간 '갈등의 핵'인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구체적인 윤곽 제시 없이 '별도 과제'로 분류해서 논의키로 해서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도 건설교통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군공항 이전 관련 현안 회의를 처음으로 했다.

이날 회동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2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시·도지사는 긴 협의 끝에 3가지 합의사항을 도출하고 공동발표문으로 공개했다.

첫 번째는 광주시와 전남도는 현장 의견을 청취해 군공항 이전 지역에 대한 지원사업 규모를 확정해서 함께 발표키로 했다.

두 번째는 광주시와 전남도는 소음문제, 이주대책, 지역발전 대책 등을 협의해 군공항 유치대상 지역에 대해 설명회와 공청회를 함께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날 가장 민감한 논의 대상이었던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가장 마지막 발표된 가운데 '별도 논의한다'가 합의 내용의 전부였다. 알맹이 없는 합의문 발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는 전날 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민간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광주시가 부담이 된다면,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 확정과 동시에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민간공항 선이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제안이었지만 이날 회동에서 광주시로부터 원하는 답은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합의사항 공동발표 후 "지난 2018년 민선7기 당시 광주시·전남도·무안군 3자가 체결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협약은 사실상 파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향후 (강 시장과)자주 만나고, 실무협의체를 통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향후 협의 과정에서도 민간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시·도 간 갈등과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난제를 풀 수 있는 한 가닥 기대감도 던져줬다.

강 시장은 "오늘 엄청난 얘기를 많이 했다. 광주와 전남이 나서서 군공항과 민간공항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내겠다. 그런 의지를 확인했다"고 만남을 평가했다.

김 지사는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 협의)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고, 서로 협의해서 반드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법 통과로 이전 논의에 탄력이 붙은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총사업비 5조7480억원에, 이 중 군 공항 이전 주변 지역 지원사업비는 4508억원으로 추산됐다.

현재 무안군과 함평군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압축된 가운데 지역별로 유치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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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