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김남국 윤리위 제소 반대 등 '감싸기'에 비명 부글부글

"지도부 논의 후 논의 내용 몇가지 빠져"
"결의문 보고 해명 요구했는데 끝났다 해"
"재창당. 기존 구조물 제거해야 하는거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이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에서 비롯된 쇄신 의총 이후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 간 갈등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특히 비명계에서는 지난 14일 쇄신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에 반대하는 것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쇄신 의총에서는 다수 의원들이 최근 잇따른 의혹에 지도부 차원의 대응이 늦었다며 재신임 필요성까지 대두됐다. 늦은 시간까지 오랫동안 회의가 진행되다보니 당일에는 결의안 도출로 당내 비판이 거세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언론 인터뷰와 전화 취재 등을 통해 비명계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의문 합의 과정에서 지도부가 김남국 의원의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반대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 대표가 이전 지도부 일원이자 당내 친명성향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원욱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어제 논의된 내용 중 (최종적으로) 몇 가지 빠진 것들이 있다.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최종적으로 지도부들끼리 모여서 상환하는 과정에 그런 내용들이 빠진 건 굉장히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또 "제가 지도부였으면 당장 (김 의원의) 당원권 정지부터 시켰을 것"이라며 "일부 최고위원들마저도 김 의원이 아주 가난하고 깨끗한 사람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이런 문제들이 2030을 떠나게 했던 결정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제소를 이미 한 상태니 우리가 다시 제소하는 것보다는 그냥 국회윤리특위 위원장이 우리 당의 변재일 위원장이니까 빨리 소집해서 이 건만 빨리 처리하자 이런 얘기까지 있었다"며 "그런데 이건 아예 빠지고 지금 여기(결의안) 보면 김남국 의원의 이름도 없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최종적인 결의문을 보고 매우 불쾌해서 의원들 전체 방에 어떻게 된 일이냐, 원내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해 주시라 했는데 미흡한 점이 있다, 양해해 달라, 이걸로 지금 끝난 상태"라며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결의문에서 일부 내용이 빠진 것이 이재명 대표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방안은 이 대표가 반대한 것이 아니라 지도부 차원의 논의 과정에서 반대가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전날 공지를 통해 "쇄신 의총 결의안에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관련 내용을 이재명 대표가 반대해 빠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당내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의총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쇄신 결의문에 싣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 재신임에 대한 불만도 컸다.

비명계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재창당 각오로 반성과 쇄신에 나설 것' 결의, 기대도 안했지만 역시 공허하다"며 "이재명 대표와 그 맹종파에 대한 조치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재창당하려면 기존의 구조물은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기존 골격을 그대로 둔 채 재창당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면책이고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쇄신한다는데 과연 누가 주체이고 누가 대상인가"라며 "쇄신의 대상자가 주체로 나서면 먹힐 수 있을까요.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특히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정반대 반응이었다.

황운하 의원은 페이스북에"검찰이 사냥감을 정한 후 게임하듯 놀이하듯 수사권을 남용하고 특정언론과 협잡해서 프레임을 짜서 한 사람을 공격하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패가망신을 피할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을 향한 발언이긴 하지만 김남국 의원에 대한 옹호가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

양이원영 의원은 쇄신 의총 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재신임받아야한다고? 본색을 드러내는건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다고 그런 말씀을 하는지. 오히려 본인이 당원들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유정주 의원은 전날 오전 "소명 끝나기 전까지 기다리자. 제발이지, 사냥하지 말자. 상처주지 말자. 우리끼리라도"라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 양상은 원내 상황 뿐 아니라 원외 영역까지 퍼졌다.

앞서 이동학·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김남국의 의원의 사퇴를 주장한 것을 두고 친명 성향 강성 지지자들이 '내부총질'이라고 칭하며 이들을 향한 욕설, 조롱, 모욕 등 폭언을 일삼은 것이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청년들이 당 쇄신을 요구했으나 이들에 대한 수박공격 등이 거세지고 있다"며 "비판하면 비난하고, 비난하면 공격한다. 내부총질이라 말하며 입을 닫으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공격을 멈춰야 한다. 내부총질이 아닌 민주당 쇄신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모든 정책에서 미래세대 운운하면서도 당내에서는 미래세대 목소리를 주저 앉히려고 한다면 언행 불일치의 모순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세대인 청년 편에 서겠다. 청년들에 대한 공격을 멈춰 달라.. 차라리 날 공격하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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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