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ɑ 국유재산 매각 '하세월'…민간투자 촉진책 국회서 발목

국가재정 어려워 국유재산 활용 높인다지만
15~16일 경제재정소위 상정조차 되지 않아

정부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총 16조원+ɑ 규모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활용 방안을 내놓았지만 국회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며 답보 상태다. 국유재산 개발에 민간참여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놓고 여야 이견을 보이면서 지난 3월 공청회까지 진행했지만 4월에 이어 5월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19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안건으로 국유재산법 개정 관련 정부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유휴·저사용 국유재산 매각·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유재산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국유재산을 16조원 이상 매각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3조원 이상 재산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 2021년 결산 기준 국유재산 중 토지·건물 규모는 701조원 수준이다. 행정재산 94%(660조원)에 일반재산 6%(41조원)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매년 국유재산 매각을 통해 연 2조원 내외의 재정수입을 얻고 있다. 기재부 소관 일반회계와 각 부처에서 매각하는 규모가 각각 1조원 안팎 수준이다.

즉 3조원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평년 대비 50% 이상의 추가 매각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 개정안 국회 통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민간 투자 동력을 이끌고 부족한 국세 수입을 충당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세수 부족사태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기재부는 지난 4월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 당시 "재정 성과관리를 강화하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며 국유 재산을 적극 활용하는 등 예산 외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건전재정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에 넘어간 개정안은 답보 상태다. 구체적으로 정부 개정안에는 민간참여개발이 가능한 국유재산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담겨 있는데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민간참여개발 대상 부지는 5년 이상 활용되지 아니한 재산과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재산으로 정해져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일반재산에 대한 민간 참여개발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민간참여개발은 공동개발의 리스크 및 사업성 부족 등으로 인해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활용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행법상 개발주체가 국가와 민간 공동출자 형태 국유지개발목적회사로 제한돼 있는데 개정안은 출자형 민간참여개발 외에도 대부형 민간참여개발 방식을 추가했다.

국가의 출자한도도 현행 자본금의 30% 이내에서 50% 미만으로 확대하고 일반재산의 현물출자도 포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국가가 출자하지 않은 국유지개발목적회사에도 국유지를 대부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공성보다는 수익성 논리가 강조돼 국유재산이 과도하게 개발될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민간참여 개발을 하려는 일반재산을 국유지개발목적회사에 대부하는 경우 대부기간을 최초 계약 체결 시부터 대부기간을 최대 50년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한 부분과 관련해 과도한 혜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개정안은 지난 2월15일 경재재정소위에서 논의된 뒤 3월 공청회로 공을 넘겼다.

하지만 4월과 5월에 열린 경제재정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기재부 내에서도 재정준칙과 공급망법 등에 우선 순위가 밀린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청회까지 거치면서 여야 민간 모두 민간개발 활성화를 해야 한다고 동의했으나 다른 주요 법안들에 밀려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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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