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일말 양심 있다면 물러날 의향 없나"
추경호 "의원이라고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돼"
야당은 2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최근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입만 열면 거짓말", "자리에서 물러날 의향이 없나"라고 따지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인 1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고,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적자전환했다"며 "경제 성장률은 한국은행 등에서 1.5%로 하향 조정 예정이고, 환율은 1300원대로 계속 고환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도 잡히지 않고 있는데 공공요금 인상은 계속하고 있다. 경제가 파탄 나고 있다"며 "국가 재정도 파탄 지경이다. 기재부가 올해 전체 재정적자 예상치를 58조원으로 전망했는데 벌써 1분기의 전망치가 90%가 넘는 54조원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 추 부총리를 겨냥해 "이제라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파탄 지경의 국가 경제와 재정, 민생 붕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의향이 없나"라고 물었다.
추 부총리는 이에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가격 폭등에 따른 것"이라며 "과거 여러 정부에서도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갈 때 예외 없이 우리 수출이 주저앉았다. 그 구조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고, 중국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정책이 대단히 뭔가를 잘못해서 적자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수출, 투자 등을 중심으로 빨리 경제 활력 회복을 시켜야겠다는 문제 인식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양 의원은 "내부적으로 정책이 잘못된 것은 없다. 모두 외부 탓이라고만하기 때문에 경제가 이 모양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입만 열면 세계경제 탓만 하는데 이는 국민 기만"이라며 "부총리는 '입벌구'라는 말을 알고 있나. '입만 열면 구라'라는 것인데 비속어가 있으니 '입열거'라고 새로 만들겠다. 부총리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발언 이후 추 부총리는 "말을 자제해달라"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부는 늘 무한 책임지면서 공직자들이 정말 경제를 제대로 살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며 "의원 자리에 있다고 해서 아무 표현이나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양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이후에도 추 부총리를 향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고, 추 부총리는 "왜 국무위원을 여기 두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안 고성이 오가자 국민의힘 소속 윤영석 기재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윤 위원장은 "여야 간 정쟁을 격화시킬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달라. 정부 관계자에 인신공격 발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거짓말이 있다면 근거를 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